유승민 “육아휴직 3년, 출산 비용 전액 국가가 보장할 것”

입력 2021-08-05 15:58
국민의힘 유승민 대선 예비후보가 5일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비대면 ‘정책발표 및 온라인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권 주자 유승민 전 의원이 부모 육아휴직 3년, 출산 비용 전액 국가지원을 골자로 하는 저출생 공약을 발표했다. 다른 야권 후보들의 정책 부족 문제가 지적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정치가 곧 정책”이라며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5일 온라인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이 키우고 싶은 나라를 꼭 만들 것을 약속드리겠다”며 저출생 공약 발표를 했다. 그는 저출생 해결 3대 원칙으로 ‘출산·육아의 경제적 부담 완화’ ‘부모 모두에 대한 육아의 시간적 부담 완화’ ‘육아에 대한 국가의 책임 강화’를 꼽았다.

정책의 골자는 민간기업 부모 육아휴직 3년 제공, 육아휴직 급여 인상 및 부모 보험 도입, 출산 비용 국가 전액 지원이다. 유 전 의원은 “세종시의 출산율은 전국 평균보다도 높고 OECD 평균과 비슷하다. 민간기업의 육아 휴직은 1년인데 공무원과 교사는 3년이기 때문”이라며 “민간기업의 육아휴직까지 3년으로 늘려 자녀가 18세 될 때까지 3회에 걸쳐 나누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휴직기의 임금 공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육아 휴직 급여 인상 정책도 제시했다. 유 전 의원은 “유급휴직 1년에 무급휴직 2년이면 2년 3년 차에는 소득이 줄어 휴직을 다들 꺼린다. 육아 휴직 급여를 인상하고 2년 차 3년 차에도 통상 임금의 일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일명 ‘부모 보험’을 도입해 자영업자나 비정규직 같이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부모도 출산 휴가 및 육아 휴직을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구상도 덧붙였다.

아이를 낳기 전부터 기르는 과정 전반의 국가지원을 확대하는 정책 대안도 내놓았다. 그는 국가가 출산 비용 전액을 부담하고, 산모와 영아의 건강관리를 지원하는 등 의료체계 개선책을 제시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교육 강화를 위한 돌봄 교실 확대, 방과 후 수업 확대를 통한 사교육비 부담 경감책도 마련했다.
국민의힘 유승민 대선 예비후보가 5일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비대면 ‘정책발표 및 온라인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약 실현을 위한 인식 제고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유 전 의원은 회견에서 여성들의 경력 단절 문제에 대해 “사회적으로 정부가 아빠의 육아휴직을 장려하면 여성의 육아 휴직에 대한 남자들의 인식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윤석열 예비후보가 페미니즘과 저출생 문제를 연관시키는 발언을 했는데, 제 생각과는 결이 다른, 오히려 반대다. 저출생 문제는 페미니즘하고 관계가 없다”며 윤 예비후보 의견을 반박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2일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에서 저출생 주제를 이야기하며 “페미니즘이 너무 정치적으로 악용돼 남녀 간 건전한 교제도 정서적으로 막는다”고 발언했다.

유 전 의원은 “양성평등 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만들고 남자든 여자든 자기가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면 오히려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소신을 밝혔다.

한편 윤석열 최재형 예비후보 등의 정책 부족 문제가 지적되는 것과 관련해서 “정치가 곧 정책이다”라며 비판의 목소리도 냈다. 유 전 의원은 “애매한 소리를 하면서 그게 정치라 생각하고 정책은 한 급 낮은 거 같이 얘기하는 후보는 생각을 고쳐야 한다. 대통령은 구름 위에서 정치만 하고 정책은 장관 청와대 수석 잘 뽑으면 된다는데 천만의 말씀이다”라고 쓴소리했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