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취재진이 빛을 쏴 방해” 알고 보니 日중계팀 조명

입력 2021-08-05 15:41
지난달 28일 도쿄올림픽 여자탁구 단식 8강전에서 NHK 중계방송 화면에 잡힌 취재진의 모습. 일본 네티즌들은 최초 조명을 비춘 이들이 한국 취재진이라고 주장했으나 일본 방송국 소속 중계팀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일전으로 꾸며진 2020 도쿄올림픽 여자 탁구 단식 경기에서 한국 취재진이 일본 선수를 향해 카메라 조명을 비춰 방해했다는 주장이 결국 거짓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작 조명을 비춘 건 일본 방송국 소속 중계팀 관계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에는 “한국 취재진의 탁구 경기 방해설은 사실이 아니며 일본 중계팀이 조명을 비췄다”는 취지의 보도가 올라왔다. 이날 일본 데일리 신초에 따르면 니혼TV 관계자는 “인터넷에 나돌고 있는 NHK의 중계영상을 봤다”며 “오른쪽에 소속 아나운서가 비치고 있으며, 그 외에도 아는 얼굴이 비치고 있다”고 말했다. 조명을 쏴 경기를 방해했다는 취재진이 다름 아닌 일본 방송국 관계자였던 셈이다.

니혼TV 측은 “스포츠 취재의 사정을 잘 몰라 실수로 조명을 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는 취재 규칙을 준수하도록 노력하겠다”며 “경기를 방해할 의도는 전혀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언론들은 현재 이 사건이 한국에서도 보도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전하는 상황이다.

한국의 전지희와 일본의 이토 미마가 맞대결을 펼친 2020 도쿄올림픽 여자탁구 단식 8강전. 도쿄=김지훈 기자

경기 방해설이 제기된 경기는 지난달 28일 열렸다. 한국의 전지희와 일본의 이토 미마가 도쿄올림픽 여자탁구 단식 8강에서 맞붙어 한일전으로 치러졌다. 이토 미마는 취재진의 카메라 조명 때문에 경기에 집중할 수 없다는 의사를 내비쳤고, 이에 취재진은 조명을 끈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온라인에서 일본 네티즌들은 조명을 비춘 이들이 한국 취재진이었다고 가짜 뉴스를 퍼뜨렸다. 일본 선수의 이마에 조명을 비춰 경기를 방해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것이다.

일부 일본 네티즌들은 “한국 취재진이 일부러 방해하려고 솔라빔을 쐈다” “한국은 세계적인 국제경기에서 취재진까지 동원해 경기 진행을 방해하는 원시국가다” “한국 방송 중계팀이 더러운 행동으로 경기를 방해했다”는 식의 비난을 퍼부었다.

그러나 이는 억지 주장에 불과했다. 최초 경기 방해설을 제기했던 일본 네티즌은 트위터에 올렸던 글과 사진 등을 모두 삭제한 상태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