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후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일부 지지자는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나 연예인의 사진을 무단 도용한 지지 포스터를 만들어 유포하고 있다. 올림픽 스타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인 한 트위터 이용자는 지난 4일 SNS에 ‘안산 선수·김연아·BTS 이들의 공통점은?’이란 포스터를 올렸다.
포스터엔 이들의 사진과 함께 이낙연 전 대표의 사진이 들어가 있었다. 그러면서 “모두 ‘문파’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낙연을 응원합니다”라고 했다.
‘문파(文派)’는 문재인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을 일컫는다. 해당 포스터는 안산 선수와 김연아 선수, 보이 그룹 BTS가 모두 ‘문파’로 이들이 이 전 대표까지 응원한다는 취지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하지만 이들은 정치적 활동이나 의사를 내비친 적이 없다.
이재명 경기지사 지지자들도 안산 선수를 포스터 모델로 내세워 여론전을 펴고 있다.
포스터에는 “국민들께 큰 감동을 쏘아 올린 안산 선수 고맙습니다. 이재명은 합니다” “‘차별과 혐오를 날려버리는 멋진 한 발’이었습니다”라고 쓰여 있다.
이에 대해 이 지사 측은 “우리 캠프에서 만든 것이 아니다”며 “안 그래도 자꾸 ‘캠프에서 만든 것 아니냐’는 문의가 들어와 곤혹스럽다”고 했다.
대선 주자들이 스포츠 선수를 직접 언급하는 경우도 있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4일 공식 홍보 채널을 통해 “도쿄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여자배구 대표팀이 4강 진출했다”며 “식빵 언니 김연경 선수도 좋지만 단팥빵 형 박용진 후보님은 어떠세요”라는 트윗을 올렸다.
이 트윗에는 김연경 선수로 추정되는 배구 선수의 모습에 박 의원의 얼굴이 합성돼 있었다. 이날 여자배구 대표팀이 터키를 누르고 4강에 진출하자 김연경 선수를 거론하며 홍보에 나선 것이다. 비판 여론이 일자 박 의원 측은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이 지사도 3일 김연경 선수를 언급하며 대선 완주를 다짐했다.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 “정치도 (스포츠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며 “온갖 마타도어의 강을 건너야 하며 중심을 잃지 않고 실력을 증명해야 국민의 두터운 신뢰도 얻을 수 있다”고 썼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