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빈 산악인장 애도 행렬…조문 못해 안타까운 원정대원들

입력 2021-08-04 21:07
4일 오전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에 마련된 김홍빈 대장 분향소에서 장례위원, 동료 산악인이 합동 참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히말라야 14좌 완등 후 하산 중 실종된 김홍빈 대장(57)의 원정대가 3일 귀국했으나, 코로나19 방역 방침 때문에 김 대장의 장례에는 참석할 수 없게 됐다.

광주광역시는 4일 광주 출신 원정대원 3명이 전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 광주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김 대장을 포함해 총 6명인 원정대는 광주 출신 3명, 타 지역 2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출국 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으며 귀국 당시에도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고 광주 격리 시설에서 결과를 기다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들은 백신 접종에도 불구하고 2주간 의무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원정대가 머문 파키스탄은 현재 델타 변이 등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코로나19 위험 국가’로 지정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광주광역시 관계자는 “위험 국가가 아닌 곳은 하루만 격리하면 되지만, 위험 국가는 2주 격리가 불가피하다”며 “대원들이 파키스탄에서 발급받은 격리면제서까지 제출하면서 조문 의지를 밝혔는데 안타깝게 됐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은 ‘예방접종 완료자 격리면제서 발급 국가’에서도 제외돼 있다. 이 같은 코로나19 위험국가에서 우리나라로 입국하면 예방접종 완료자라 해도 2주간 격리를 해야한다. 또 입국 전, 입국 후 1일 내, 입국 후 6∼7일 내 등 총 세 차례에 걸쳐 PCR(유전자 증폭) 검사 결과를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김홍빈 대장의 장례 절차가 시작된 4일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에 마련된 분향소에 고인의 영정이 안치돼 있다. 연합뉴스

애초 원정대원들은 음성 판정을 받으면 곧바로 광주 염주종합체육관에 마련된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할 예정이었다. 또 8일로 예정된 김 대장 영결식에도 참석하려 했으나 이 또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광주 염주체육관에 마련된 김홍빈 대장 분향소에서 체육훈장 청룡장(1등급)을 제단에 안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대장의 장례식은 4일부터 8일까지 염주체육관에서 산악인장으로 치러진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김 대장의 분향소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청룡장 추서식을 진행하고 유족들에게 위로의 인사를 전했다.

신록을 배경으로 미소 짓고 있는 김 대장의 영정은 8일 영결식을 치른 후 무등산 문빈정사 납골당에 안치된다. 국화가 놓인 제단 주변에는 고인이 평소 사용했던 등산 장비들이 놓여졌다. 손가락이 없는 김 대장을 위한 등반용품, 방한화 등이 고인의 유품을 대신했다.

김홍빈 대장의 장례 절차가 시작된 4일 광주 염주체육관에 마련된 분향소에 고인의 유품인 등산장비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김 대장은 지난달 18일 오후 히말라야 브로드피크(8074m) 정상 등정에 성공한 뒤 하산 도중 조난 사고를 당했다. 러시아 구조대에 의해 한 차례 구조됐지만 2차 추락 사고를 당해 실종됐다. 이후 수색 및 구조 작업이 진행됐으나 결국 김 대장의 시신을 찾지 못했고 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철수 결정이 내려졌다.

노유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