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모교 방문에 “X됐다, 페미대장부 온다”…교사 사칭글 뭇매

입력 2021-08-05 00:12 수정 2021-08-05 00:12
도쿄올림픽 3관왕에 오른 양궁 대표팀 안산이 3일 오전 모교인 광주 북구 문산초등학교를 찾아 환영받고 있다. 연합뉴스

2020 도쿄올림픽 양궁 3관왕인 안산의 모교 방문에 대해 해당 학교의 교사를 사칭해 이를 비아냥댄 글이 온라인에서 퍼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3일 오전 남초 온라인 커뮤니티로 알려진 ‘디시인사이드’에는 ‘X됐다, 일하고 있는데 페미대장부 안산 온다, XX’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을 올린 누리꾼은 ‘안산(문산초 18회) 올림픽 양궁 사상 첫 3관왕 축하’라고 적힌 현수막과 안산의 모교 문산초등학교의 사진을 첨부했다. 게시자는 “X됐다. 일하고 있는데”라며 안산의 모교 방문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게시자가 글에 쓴 ‘페미대장부’란 말은 안 선수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쇼트커트 페미니스트’ 논란에 빗대 안산을 비하한 표현으로 보인다.

안산의 모교 문산초 교사라고 주장하는 누리꾼이 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 디시인사이드

그는 ‘학공’(학교 공익)이냐고 묻는 댓글에 “교사임”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편협한 사고를 가진 성차별주의자가 학생들을 가르친다니” “찾아서 징계 내려야 한다” “현 교감이 안산 초등학생 당시 양궁부 감독이었다는데 얼마나 화가 났을까” 등의 글을 올리며 글쓴이를 비판했다.

관심이 집중되자 해당 글은 삭제됐지만 캡처본이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와 각종 SNS로 빠르게 퍼지며 파문이 커졌다. 일부 누리꾼들은 글쓴이의 정체를 밝혀 징계해야 한다는 내용의 민원을 광주시교육청 등에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 선수의 모교인 문산초등학교 측은 이날 오후 “자체 조사결과 교직원과 학생들은 해당 글을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외부인이 교직원을 사칭한 것으로 추정돼 광주시교육청에 감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CCTV 등을 토대로 학교 사진 촬영 시점 등을 확인해 외부인의 소행으로 추정했다.

일단 시교육청의 감사 진행 후 외부인의 소행임이 밝혀지면 교육청 측에서 해당 글 게시자를 상대로 형사 고발 조치 등을 진행할 방침이다.

안산은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혼성 단체전, 여자 단체전,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휩쓸며 한국 양궁 역사상 첫 3관왕에 올랐다. 안산은 지난 3일 자신이 활을 처음 잡았고 실력을 키워나간 문산초, 광주체육중, 광주체육교 등 모교를 방문해 은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후배들을 격려했다.

이예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