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가파르게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4·7 재보선 당시 더불어민주당과 비등한 수준이던 여성 지지율이 7월 중순을 넘어서며 눈에 띄게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4월 13~15일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30%로, 민주당(31%)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당시 남성 지지율은 국민의힘 31%, 민주당 30%로 차이가 없었다. 또 여성들의 지지율도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29%와 31%로 팽팽했다.
그러나 7월 셋째주 여론조사 때부터 여성 지지율의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달 6~8일 조사 결과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여성 지지율이 30%로 같았지만 지난달 13~15일엔 국민의힘 지지율은 24%로 하락한 반면 민주당은 35%로 올라 11% 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이 같은 현상은 7월 넷째주, 다섯째주 조사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20~22일 조사 당시 양당의 여성 지지율은 국민의힘 25%, 민주당 35%로 10% 포인트까지 벌어졌다. 가장 최근 조사인 지난달 27~29일 조사에선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는 여성 응답자는 24%로 집계됐다. 반면 민주당을 지지하는 여성 응답자는 39%까지 오르며 양당 간 차이는 12% 포인트를 기록했다.
여성 지지율 변화와 달리 국민의힘과 민주당에 대한 남성 지지율은 32%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 때문에 전체 정당 지지율에서도 국민의힘은 28%로 민주당(35%)보다 7% 포인트 뒤처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4월 재보선 이후 20·30세대 남성들의 목소리를 앞장서서 대변해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당 차원의 대응 전략이 불러온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과 하태경 의원은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이 대표는 이를 적극적으로 응원해 왔다. 최근 도쿄올림픽 양궁 3관왕에 오른 안산 선수를 향한 온라인 폭력에 대한 당의 대처도 논란이 됐다.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은 “혐오에 반대한다”면서도 남성 혐오 용어 사용에 원인이 있다며 안산 선수에게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발언해 반발을 샀다.
국민의힘에 입당한 유력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근 내놓은 ‘페미니즘’ 발언도 여성들의 반감을 샀다. 윤 전 총장은 지난 2일 한 강연에서 “페미니즘이란 것도 건강한 페미니즘이어야지, 이게 선거에 유리하고 집권 연장하는 데 악용돼선 안 된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최근 국민의힘의 일련의 행태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준석 당대표 당선의 후폭풍, 악영향이라고 해야 하나, 쉽게 말해서 거기에서 재미를 봤기 때문”이라며 “보통 2030 남성들이 그런 얘기를 하는데 그 정서를 전하면서 2030에게 어필을 하는 것으로 여성 전체를 이렇게 적으로 돌려버리는 전략”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어차피 여성들은 정치적 목소리가 약해 정치적 목소리가 강한 쪽(2030남성)을 이렇게 호소하는 게 유리하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 이는 그릇된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이예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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