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제8군단이 매일 아침 장병들에게 5번의 감사를 표현하도록 강요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지난달 5일 제8군단에서 매일 1가지 선행을 하고, 2번의 독서를 실천하며, 5번의 감사를 표현하라는 ‘충용 감사나눔 1·2·5’ 운동을 지시했다고 4일 밝혔다.
센터는 특히 ‘다섯 번의 감사 표현’은 반강제로 진행돼 장병들의 양심의 자유가 침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센터에 따르면 8군단은 지시에 앞서 ‘감사 나눔 노트’를 배부했다. 장병들은 매일 노트에 감사할 일을 적고 아침 점호 때마다 다른 장병 앞에서 발표해야 했다. 신병교육대에 입소한 훈련병도 마찬가지였다.
센터는 “일부 장병은 계속되는 무더운 날씨에도 매일 ‘날씨가 좋아서 감사합니다’ 등의 말을 모두가 보는 앞에서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며 “군 복무와는 무관한 감사 나눔 운동에 매일 동참할 것을 요구받았다”고 지적했다.
센터는 부대에 의해 강제로 이뤄진 의사 표현은 인권침해라는 입장이다. 8군단장이 선의로 이 같은 행위를 권했다고 하더라도 엄연한 사적 지시 영역이며 직권을 남용한 사안이라는 이유다. 센터는 “장병들이 매일 감사를 표해야 할 의무는 없다”며 “군 조직의 특성상 군단장의 전파 사항을 접수한 예하 부대에서는 명령으로 인지하고 따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센터는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라며 노트 작성과 발표를 강요하는 행위는 헌법 제19조 상 양심의 자유 침해에 해당한다”며 “문제가 개선되지 않을 시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제기 등 법적 대응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