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서울공항 이전·고도제한 해제로 7만호 공급”

입력 2021-08-04 11:34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선 예비후보가 4일 국회 소통관에서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서울공항 부지에 '스마트 신도시'를 세우겠다는 주택공급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여권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 서울공항 이전과 인근 지역 고도제한 해제로 주택 약 7만호를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이 전 대표는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서울공항이 현재 위치에 세워진 1970년의 안보 상황과 대응 방식은 이미 크게 변했다. 서울 동남권의 경제성장과 인구의 팽창, 국민의 다양한 생활양식은 공항 이전 요구를 높이고 있다. 도시를 옮길 수는 없다. 공항을 옮겨야 한다”며 이 같은 공약을 제시했다.

이 전 대표는 서울공항 이전 부지에 스마트 신도시를 조성해 주택 약 3만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공항은 대통령 전용기와 국빈이 이용하는 공항으로 미군 비행대대 주둔, 군의 수송기와 정찰기 운영 등 군 공항 임무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

대통령·외국 국빈 전용기 이착륙과 재난 시 구호물자 투하 등의 기능을 김포공항으로 이전하고, 미군 비행대대는 오산 평택 기지로, 수도권의 항공 방위 기능은 다른 기지로 옮긴다는 것이 이 전 대표의 구상이다. 이전 비용은 서울공항 부지 개발이익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강남-송파-판교의 업무 중심 벨트와 위례 신도시-성남 구도심 주거 벨트의 두 축이 연결된 인구 약 10만명 수준의 스마트 신도시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전용기(공군3호기)가 18일 오전 서울공항에서 이륙하고 있다. 연합

주택은 공공 주도로 공급할 방침이다. 이 전 대표는 “대형 브랜드 건설사와 똑같은 고품질의 아파트를 공급하고, 가장 선진적인 건축 방식을 도입하겠다”며 “최적의 교통·보육·교육·의료·문화 인프라를 제공해 공공 아파트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또 “50년 모기지, 20~30년 장기전세 등 공급방식을 다양하게 설계해 청년, 신혼부부를 위한 전용 단지를 조성할 것”이라며 “자녀를 키우는 40대 무주택자도 입주 가능한 중형 평수 아파트도 충분히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서울공항 주변 고도제한 해제로 인근 지역에 추가로 약 4만호를 공급하는 계획도 제시했다.

이 전 대표는 “그린벨트는 철저히 보호하고, 투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개발이익환수를 100분의 50까지 높여 공공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은 내 집 마련의 꿈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주택시장은 국민의 땀과 희망을 저버렸다.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서울공항을 국민께 드리는 일부터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또 “서울공항 이전은 정세균, 이광재 두 후보와 토론회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했던 내용”이라며 “국민의 고통을 덜어드릴 수 있다면 과감한 처방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민 설득 과정에 대해서는 “대통령 후보의 비전”이라며 “대통령이 되면 쉽게 풀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전용기 중심으로 공항이 이용된다는 것은 경호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고 언급했다.

서울공항 부지에 3만호 공급이 가능하냐는 지적에는 “충분히 계산했고 가능하다고 봤다”며 “평지이고 고밀도 개발로 많은 주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