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겨냥해 “꼭 요란한 승객들 태우고 가야 하느냐”고 직격했다. 국민의힘 경선에 안 대표의 합류가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라는 취지다.
이 대표는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의힘 경선 버스에 안 대표가 타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받고 “버스회사라는 게 승객이 많으면 좋다”면서도 “그런데 승객이 말이 많아서 ‘버스가 혁신하면 타겠다’ 이러고 앉아 있으면 그냥 문 닫고 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당 측이 ‘진정 합당할 의지가 있느냐’며 국민의힘을 압박한 것에 대해서도 “오히려 국민의당이 합당의지가 없는 것인가를 근본적으로 의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제가 무슨 스토커도 아니고 3주째 계속 만납시다, 이 얘기만 하고 있다. 무슨 대단한 담판이라고 결정하는 데 2주가 걸렸다는 것인지 3주가 걸렸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와 국민의당 간에 벌어지는 감정싸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진행자가 ‘안 대표가 안 그래도 이 대표에게 담판을 제안하려던 참이었는데, 이 대표가 일방적·공개적으로 마지노선을 정해 국민의당은 기분이 나쁘다더라’고 질문하자 이 대표는 “무슨 배달음식점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배달을 기다리다 안 와서 연락하면 ‘지금 출발하려고 했는데’라는 답이 오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어 “(합당할 것이냐는 질문에) 예스(Yes)다 노(No)다 했으면 그다음부터는 협상이 이어지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당시 ‘저격수’ 역할을 했던 김진태 전 의원을 대선후보 검증단장에 내정한 것이 윤 전 총장을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의혹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청문회 때 윤 전 총장 낙마시키려 부단히 노력했던 장제원 의원이 저쪽 캠프의 상황실장이 되셨다”며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법조인 출신이 검증 업무에 적합한데 법조인 중에서 고르다 보니 김 전 의원이 언급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불거진 여권의 ‘음주운전 논란’에 대해선 “저는 그냥 방패만 들었을 뿐인데 상대가 유탄에 맞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우리 당 대선 주자에 대한 공격이 들어오면 최소한의 방어는 해야 된다. (‘술꾼’ 비판에) 저는 방어적 의미에서, 그렇다고 윤 후보가 음주운전이라도 한 건 아니지 않냐고 한 것”이라며 “박진영 부대변인을 모르고 지낸 사이도 아니고 정말 미안하다”고 전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