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안철수에 “말 많고 요란한 승객” 직격

입력 2021-08-04 11:03 수정 2021-08-04 13:27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지난 6월 16일 오후 국회에서 신임 인사차 예방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인사말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겨냥해 “꼭 요란한 승객들 태우고 가야 하느냐”고 직격했다. 국민의힘 경선에 안 대표의 합류가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라는 취지다.

이 대표는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의힘 경선 버스에 안 대표가 타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받고 “버스회사라는 게 승객이 많으면 좋다”면서도 “그런데 승객이 말이 많아서 ‘버스가 혁신하면 타겠다’ 이러고 앉아 있으면 그냥 문 닫고 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당 측이 ‘진정 합당할 의지가 있느냐’며 국민의힘을 압박한 것에 대해서도 “오히려 국민의당이 합당의지가 없는 것인가를 근본적으로 의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제가 무슨 스토커도 아니고 3주째 계속 만납시다, 이 얘기만 하고 있다. 무슨 대단한 담판이라고 결정하는 데 2주가 걸렸다는 것인지 3주가 걸렸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와 국민의당 간에 벌어지는 감정싸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진행자가 ‘안 대표가 안 그래도 이 대표에게 담판을 제안하려던 참이었는데, 이 대표가 일방적·공개적으로 마지노선을 정해 국민의당은 기분이 나쁘다더라’고 질문하자 이 대표는 “무슨 배달음식점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배달을 기다리다 안 와서 연락하면 ‘지금 출발하려고 했는데’라는 답이 오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어 “(합당할 것이냐는 질문에) 예스(Yes)다 노(No)다 했으면 그다음부터는 협상이 이어지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당시 ‘저격수’ 역할을 했던 김진태 전 의원을 대선후보 검증단장에 내정한 것이 윤 전 총장을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의혹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청문회 때 윤 전 총장 낙마시키려 부단히 노력했던 장제원 의원이 저쪽 캠프의 상황실장이 되셨다”며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법조인 출신이 검증 업무에 적합한데 법조인 중에서 고르다 보니 김 전 의원이 언급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불거진 여권의 ‘음주운전 논란’에 대해선 “저는 그냥 방패만 들었을 뿐인데 상대가 유탄에 맞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우리 당 대선 주자에 대한 공격이 들어오면 최소한의 방어는 해야 된다. (‘술꾼’ 비판에) 저는 방어적 의미에서, 그렇다고 윤 후보가 음주운전이라도 한 건 아니지 않냐고 한 것”이라며 “박진영 부대변인을 모르고 지낸 사이도 아니고 정말 미안하다”고 전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