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별 방치’ 美게임사 블리자드 사장 불명예 퇴진

입력 2021-08-04 10:07

스타크래프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오버워치 등으로 유명한 미국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J 앨런 브랙 사장이 사내 성차별 문제 등을 방치했다는 비판 속에 불명예 퇴진했다.

액티비전 블라자드는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이날 공식 섬영을 내고 브랙 사장의 공식 퇴임을 발표했다.

블리자드는 지난달 20일 성차별적인 남성 위주 문화와 사내 성희롱을 방치해 주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캘리포니아주 공정고용주택국으로부터 피해 여성들에 대한 보상 등을 요구하는 소송을 당했다.

소송에 따르면 브랙 사장과 인사 담당자들은 블리자드 여성 직원들이 임금 차별과 사내에 만연한 성희롱 문화를 개선해달라고 요구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시정 조처를 하지 않았다.

블리자드는 소송이 제기된 직후 내용이 왜곡됐고 허위 진술이 포함됐다고 주장했고, 이에 직원 1500여명은 파업과 시위를 벌이며 엄정한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2006년 수석 프로듀서로 블리자드에 입사해 인기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성공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 사장 자리에 올랐던 브랙은 결국 이 소송 사태로 물러나게 됐다.

블리자드는 여성 임원인 젠 오닐 개발 부문 총괄 부사장과 마이크 이바라 기술 담당 총괄 부사장을 공동 대표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브랙 사장은 소송에서 성희롱과 차별을 시정하지 않은 임원으로 지목됐고 직원들의 항의 시위 이후에 사임했다”고 전했다.

보비 코틱 블리자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가진 콘퍼런스 콜에서 성희롱과 차별 문제에 연관된 “사람들은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며 직장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