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1700명 안팎…델타플러스 위협 속 4단계 연장되나

입력 2021-08-04 05:56 수정 2021-08-04 10:40
서울 은평구 구파발역 임시선별진료소을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말·휴일을 거치면서 1200명대까지 내려왔던 일일 확진자 수가 주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다시 급증하고 있다.

더욱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강한 ‘델타형’ 변이가 이번 유행을 주도하는 가운데 델타에서 파생된 ‘델타플러스’ 변이까지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되면서 새로운 변수로 부상했다.

4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202명이다. 직전일(1218명)보다 16명 줄었으나 이틀 연속 1200명대를 기록했다. 지난주 월요일(화요일 발표) 1363명보다는 161명 적었다.

그러나 이날 0시 기준으로 발표될 신규 확진자는 다시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중간 집계한 신규 확진자는 총 1565명으로, 직전일 같은 시간의 1074명보다 491명 많았다. 최근 밤 시간대 증가 폭이 크지 않은 만큼 1600명대 후반, 많으면 1700명 안팎에 달할 전망이다.

하루 확진자는 지난달 7일(1212명)부터 28일째 네 자릿수를 이어갔으며, 이날로 29일째가 된다. 한 달 가까이 하루 1000명을 크게 웃도는 확진자가 쏟아진 셈이다.

최근 1주간(7.28∼8.3) 발생한 신규 확진자만 보면 일별로 1895명→1673명→1710명→1539명→1442명→1218명→1202명을 기록하며 1200명∼1800명대를 오르내렸다.

북적이는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의 위협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방대본이 최근 1주간(7.25∼31) 발생한 확진자를 분석한 결과 국내에서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브라질, 인도에서 유래한 주요 4종 변이 바이러스에 새로 감염된 확진자는 2109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인도 유래 델타 변이가 1929명으로, 전체의 91.5%를 차지했다. 특히 해외유입을 제외한 국내감염 사례의 91.0%(1701명)가 델타 변이로 확인됐다. 신규 확진자의 60%가량이 집중된 수도권의 경우 델타 변이 검출률이 일주일 새 48.2%에서 62.9%로 크게 올랐다. 최근의 수도권 유행을 델타 변이가 이끌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더욱이 델타에서 뻗어 나온 델타플러스 변이까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되면서 향후 유행 확산의 한 요인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델타플러스 변이 감염자 2명 중 1명인 40대 남성은 해외여행 이력이 없어 국내 감염 사례로 추정되고 있다. 이 남성과 함께 사는 아들도 확진됐는데 아들 역시 ‘역학적 관련 사례’로 분류돼 델타플러스 변이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

다른 1명은 미국을 방문한 뒤 지난달 23일 입국한 50대 남성이다. 이들 2명 모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완료한 뒤 확진된 돌파감염 사례에 해당한다. 일각에서는 ‘변이의 변이’인 델타플러스가 강한 전파력에 더해 백신 효과까지 무력화하는 능력을 갖춘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돌파감염 자체의 위험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방대본 집계 결과 지난달 29일 기준 국내 돌파감염 추정 사례는 총 1132명이다. 지난달 22일의 누적 집계치 779명과 비교해 일주일 새 353명 늘었다. 특히 돌파감염 추정 사례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 분석이 시행된 243명 중 150명(61.7%)에게서 주요 변이(알파형 21명, 베타형 1명, 델타형 128명)가 확인됐다.

정부는 확진자 발생 흐름과 지방자치단체 및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이번 주 중 거리두기 조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현행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 조치는 오는 8일 종료될 예정이다. 감염병 전문가들이 수도권 4단계 연장 필요성을 제기하는 가운데 일반 국민 사이에서도 연장에 찬성하는 의견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