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전지희(29·포스코에너지)와 ‘막내’ 신유빈(17·대한항공)이 활약한 한국 여자탁구 대표팀(랭킹 4위)이 독일(3위)에 발목 잡혀 8강에서 탈락했다. 독일 귀화 선수들의 노련함에 발목 잡힌 결과다.
전지희 최효주(23·삼성생명) 신유빈으로 구성된 한국 여자탁구 대표팀은 3일 일본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단체전 8강전에서 샨씨아오나, 솔자 페트리싸, 한잉이 나선 독일에 2대 3으로 패했다.
여자탁구는 단체전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08년 베이징올림픽 동메달, 2012년 런던올림픽 4위, 2016년 리우올림픽 8강으로 계속해서 순위가 떨어졌다. 이번 대회에선 선수들 간 환상적인 호흡으로 역대 최고 순위 경신을 노렸지만 아쉽게 좌절됐다.
1복식에 나선 전지희-신유빈은 독일의 샨씨아오나-솔자 페트리싸를 맞아 4세트까지 2세트씩 나눠 가지며 비등비등한 경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마지막 5세트에서 전지희-신유빈은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8점을 내는 동안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독일은 3점을 쫓았지만 12살 차이인 전지희와 신유빈의 ‘찰떡 호흡’으로 더 이상 점수를 내주지 않고 1복식을 따냈다.
2단식에 나선 최효주는 수비형 선수인 한잉을 만나 고전했다. 회전을 걸어 낮게 리턴하는 볼에 최효주는 제대로 대응해내지 못했다. 마지막 세트엔 8점을 내며 따라 붙었지만 결국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2단식을 내줬다. 매치 스코어는 1-1로 균형을 맞췄다.
3단식에 나선 에이스 전지희는 상대 솔자 페트리싸를 힘으로 밀어 붙여 쉽게 1세트를 따냈다. 2세트에선 끈질긴 페트리싸의 공세에 접전이 이어졌다. 하지만 10-11로 몰린 마지막 상황에서 전지희의 ‘강심장’이 빛을 발했다. 강공으로 세 포인트를 연달아 따내면서 결국 두 세트를 내리 가져왔다. 결국 페트리싸는 3세트에서 스스로 무너져내렸다.
한국이 2-1로 리드한 가운데 신유빈이 한잉을 만났다. 단식 랭킹 22위에 38세의 ‘백전 노장’인 한잉에 랭킹 85위, 17세에 불과한 신유빈은 1세트를 내준 뒤 2세트를 따냈다. 탁구대에 팔꿈치가 쓸려 피가 났음에도 한잉을 몰아붙여 3-5에서 3점을 연달아 올렸고, 10-10 듀스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2연속 득점을 올렸다. 3세트를 내준 뒤 맞은 4세트에서도 신유빈은 끈질기게 한잉을 물고 늘어졌다. 6-10에서 강력한 스매시로 3연속 득점을 올리며 기어코 9-10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마지막 공격이 살짝 벗어나면서 3단식을 독일에 내줬다.
마지막 4단식은 단식 랭킹 64위 최효주와 랭킹 33위 샨씨아오나가 만났다. 최효주는 2단식과는 달리 두 세트를 내주고도 포기하지 않고 샨씨아오나를 밀어 붙였다. 하지만 샨씨아오나의 경험에 밀렸다. 세 세트를 연달아 내줘 한국 여자탁구의 도전은 8강에서 멈췄다.
도쿄=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