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尹·崔 앞세운 국힘, 용병쓰다 망한 로마처럼 될 것”

입력 2021-08-03 10:55 수정 2021-08-03 11:21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야당 대선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잇달아 영입한 국민의힘을 두고 “게르만 용병을 쓰다가 망했던 로마제국처럼 될 것”이라고 저격했다. 경쟁력 있는 자생후보를 배출하지 못하고 외부 영입후보에 의존하는 야당이 분열에 이은 쇠락의 길을 피하지 못할 것이란 비판적 평가다.

송 대표는 지난 2일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당이란 게 권력을 창출하고 리더십을 훈련하는 학교인데, 자기들이 타도하고자 하는 정부에서 키워준 인물을 데려다가 용병으로 쓰면 자생력이 없다. 이는 정당정치라는 관점에서 지속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비판했다. 당의 정체성을 공유하며 성장하지 못한 외부 영입후보를 대표선수로 내세우는 국민의힘의 한계를 지적한 것이다.

송 대표는 윤 전 총장 영입에 따른 부작용이 금세 표면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윤 전 총장을 통해 새로운 정치를 기대했던 사람들이 (국민의힘 입당을 보며) 떨어져 나갈 것이고, 이는 중도층 외연확장을 포기하는 셈”이라며 “외연의 폭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마인드보다도 협소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야권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윤 전 총장 자체에 대한 평가도 박했다. 그는 “평생을 피의자를 잡아다가 수사하고 기소하는 일만 해온 분이 어떻게 대한민국 대통령을 하겠느냐”며 윤 전 총장의 정치경험과 정책 콘텐츠 부족이라는 약점을 거론했다. 오히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을 야권 내 더 경쟁력 있는 후보로 꼽았다.


송 대표는 여전히 50%에 육박하는 정권교체 요구를 정권재창출로 바꿔내는 일을 민주당의 당면과제로 꼽았다. 그는 “민주당에 다시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는 얘기가 나오도록 우리 스스로 반성하고 변화돼야 할 것”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구체적으로는 부동산문제 해결과 백신의 안정적 수급, 반도체산업 지원, 기후변화 대응,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5대 과제를 제시했다. 송 대표는 “청와대 등 반대에도 불구하고 양도세와 종부세 완화를 표결로 돌파해냈다”며 “3기 신도시와 누구나집 프로젝트를 통해 공급도 본격적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부동산 문제 해결을 자신했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를 중심으로 격화되고 있는 당내 경선 신경전에 대해서는 “경선은 본래 치열할 수밖에 없고, 아직 위험한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현수 박재현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