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합당 협상 참여를 압박하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당원과 지지자들 자존심에 상처 주는 말들을 안 했으면 좋겠다”며 “현재 당세로 봐서 우리 당이 돈과 조직이 없지 무슨 가오(자존심)까지 없는 정당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 총장은 3일 CBS 라디오에서 이같이 말하며 “실무협상이 종료됐으니 당대표 간 만나 절충점을 찾는 것은 맞다”면서도 “누가 봐도 국민의당보다는 국민의힘이 강자인데 그럴수록 좀 더 낮고 열린 자세를 보여주면 되는데 (이 대표가) 힘으로 막 찍어 누르려는 태도로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당은 한 달간 실무 협상을 벌였지만 협상에 실패했고, 이 대표는 안 대표에게 자신의 휴가 시작일인 오는 9일을 시한으로 협상을 제안했다.
이 총장은 “정당 간 통합이라고 하는 중요한 정치 사안을 이야기하면서 거기에 본인의 휴가를 결부시킨 것은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보기 어렵다”며 “이런 지적들이 당내에서 많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권은희 원내대표도 MBC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본인 휴가와 합당 일정을 연동시켜 마치 장난하는 것처럼 대하고 있는데 국민의당이 맞장구쳐줄 필요가 있나”라며 “합당하겠다고 하면 휴가를 안 가겠다고 하는데 그게 정말 말장난”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민의당이 당명 변경과 과도한 지분을 요구해 협상이 결렬됐다는 국민의힘 측 주장에 대해 “합당 후에 영향력 있는 자리나 좋은 자리를 전혀 요구한 바가 없다. 다만 국민의힘 253명의 당협위원장과 우리 당 29명의 지역위원장 지위를 공동으로 인정해야 야권이 확장할 수 있다는 게 우리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당은 국민이 알아들을 수 없는 자신들만의 용어로 시간을 끌려고 한다. 국민은 오픈 플랫폼, 플러스 통합 이런 희한한 단어들을 원하지 않는다”며 “그냥 합당에 대해서 Yes냐 No냐가 중요하고, 만나는 것에 대해서 Yes냐 No냐 답하면 된다”고 맞받았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