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환자와 사망자 대다수가 백신 미접종자로 드러났다. 상반기 우선접종 대상이었음에도 백신을 거부했거나 아직 맞지 못한 고령층 186만여명에겐 두 번째 기회가 주어졌다.
미접종자가 코로나19에 얼마나 취약한지는 통계로 드러났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5~6월 확진된 3만4954명 중 96.7%가 백신 미접종자라고 2일 밝혔다. 이 비율은 위중증·사망자 발생에 있어서도 비슷하게 유지됐다. 이 기간 나온 779명의 위중증·사망자 중 93.5%인 728명이 백신을 한 차례도 맞지 않은 이들이었다.
전문가들은 최근 4차 대유행을 겪으며 기존에 백신을 거부했다가 마음을 바꾼 이들이 적지 않으리라고 본다. 상반기 60대 이상 연령대의 접종 실적이 일제히 80%를 넘겨 예상을 크게 웃돈 점도 고무적인 요소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을 거부하는 20%가량의 ‘콘크리트층’ 존재로 (접종률) 60%대에 멈춰선 미국 등과 국내는 상황이 다르다”며 “백신만 공급된다면 접종률은 더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정부는 상반기 미접종자 대상 백신 접종 계획을 이날 발표했다. 만 60~74세 사전예약은 이날부터 오는 31일까지며 접종은 오는 5일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으로 시작된다. 요양병원·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 중 당초 접종에 동의하지 않았거나 새로 입소한 이들의 AZ 접종도 이달 말까지 계속된다. 75세 이상 미접종자의 경우 별도 기한 없이 개별 예방접종센터에 예약하면 화이자 제품을 맞는다.
3일부터는 만 18~49세 중 우선접종 대상자의 백신 접종 사전예약이 시작된다. 우선접종 대상자는 지역마다 차이가 조금씩 있지만 대중교통·환경미화 종사자, 학원 종사자,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 종사자가 주로 선정됐다.
서울시는 3차 우선접종 대상자로 대형마트, 백화점 등 대형유통시설 종사자와 대학 종사자, 식당·미용실 종사자, 건설업 종사자 등을 포함했다. 부산시는 음식점 실내체육시설 금융사 보험사 전통시장 백화점 종사자와 발달장애인에 대한 우선접종을 실시한다. 광주시는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우선접종을 진행한다.
수도권 우선접종 대상자는 3일, 비수도권은 4일에 우선접종 사전예약을 실시하며 5일에는 지역과 관계없이 예약을 할 수 있다. 이들의 백신 접종은 오는 17일 시작해 다음 달 11일까지 이어진다.
3분기 예방접종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화이자, 모더나는 유럽연합에 공급하는 자사 백신의 가격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스터 샷이나 변이 바이러스용 차세대 백신 개발 경쟁에서 두 회사가 앞서 있는 만큼 추후 국내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온다. 재정적 부담은 둘째치고 초과수요 탓에 이미 계약한 물량의 도입에까지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내년도 계약을 협의하는 데 영향이 있을 것 같다”며 “실제 진행 상황에 따라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송경모 최예슬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