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장, 청소노동자 유족에 “직속 TF 구성” 약속

입력 2021-08-02 16:57 수정 2021-08-02 17:45
지난 6월 26일 사망한 50대 서울대 청소노동자 이모씨가 생활하던 휴게 공간. 연합뉴스


오세정 서울대 총장이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총장 직속으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청소노동자 관련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유족과 약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 청소노동자 이모씨가 사망한 지 38일 만이다.

오 총장은 지난 1일 이씨의 남편 이모씨에게 직접 전화해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 총장 직속으로 TF를 구성해 관련 논의를 하고 제도 개선까지 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해당 TF는 직장 내 괴롭힘 재발 방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TF 구성원과 구체적인 의제는 논의하는 단계”라며 “지금은 검토 초기 단계이지만 최대한 빠르게 설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총장이 직접 TF를 운영하며 개선 사안에 대해 결정권까지 행사할지 혹은 진행된 논의를 직접 보고 받는 수준에서 그칠지 여부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다만 총장이 직접 유족에게 약속한 만큼 이 사안에 대해 적극적이고 협조적으로 임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오 총장은 이씨에게 오는 5일 이씨를 비롯한 동료 청소노동자들과의 간담회 자리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고인과 유족, 그리고 피해 근로자 모든 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조는 “노조와 사전 협의 없이 학교가 일방적으로 유족과 기숙사 조합원 간 간담회 일정을 잡은 것은 유감”이라며 반발했다. 앞서 지난 7월 30일 고용노동부는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에 대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