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정의당 오승재, 양준우에 “같은 20대남이 봐도 민망”

입력 2021-08-02 16:29
오승재(왼쪽) 청년정의당 대변인과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 오승재, 양준우 SNS

올림픽 양궁 스타 안산 선수에 대한 온라인 폭력 사건과 관련해 정치권 내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번엔 오승재(24) 청년정의당 대변인이 “‘남혐 용어 사용’이 논란의 핵심”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양준우(27) 국민의힘 대변인을 향해 “같은 20대 남성 대변인이 보기에 딱하고 민망하다”고 비판했다.

오 대변인은 지난 1일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국민의힘 양준우 대변인의 발언이 도를 넘었다”며 “양궁 종목 국가대표 안산 선수에 대한 여성 혐오적 공격에 맞선 우리당 장혜영 의원에게 ‘신나서 갈고리를 건다’며 맹비난한 것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여성의 삶을 둘러싼 불평등과 차별이 ‘청년 세대에는 존재하지 않는 허구’라는 말까지 스스럼없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양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안산 선수를 향한 온라인상의 집단 비방 논란 관련 “논란의 핵심은 ‘남혐 용어 사용’에 있고 레디컬 페미니즘(급진적 여권신장운동)에 대한 비판에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 도쿄올림픽 중 3관왕을 달성한 안산 선수에 대해 쇼트커트 헤어스타일과 과거 발언을 근거로 집단 성차별 괴롭힘이 벌어진 것에 대해 잘못된 발언에 원인이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이다. 이를 놓고 정의당 장혜영 의원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등이 비판에 나서며 설전이 벌어졌다.

오 대변인은 양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같은 20대 남성 대변인이 보기에도 딱하고 민망할 정도”라며 “양 대변인의 언행에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한다”고 비꼬았다.

그는 “양 대변인은 ‘젊은 세대가 성장 과정에서 평등하게 자랐고, 차별받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20대 남성으로서 저는 같은 또래의 수많은 여성이 성별을 이유로 불평등과 차별에 부딪히는 순간을 수도 없이 목격했다. 양준우 대변인이 관심이 없거나 알지 못한다고 해서, 혹은 알지만 모른 척한다고 해서 여성의 삶을 둘러싼 불평등과 차별이 가려지는 것도,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물론 양준우 대변인이 이야기한 것처럼 과거에는 더욱 심각한 수준의 불평등과 차별이 존재했다”며 “하지만 그러한 불평등과 차별은 여전히 존재하며, 다만 일부 시정됐을 뿐이다. 디지털 성범죄처럼 최근 들어 수면 위로 떠 오른 문제도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이것은 정치가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기성세대에서 있었던 성차별을 청년 세대에 뒤집어씌우지 말라’는 억지를 부리며 항변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성의 삶을 둘러싼 불평등과 차별을 시정해야 할 책임, 필요성을 느끼는 청년 정치인이라면, 우리 세대가 어떠한 형태의 성차별과 성폭력도 용납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구체적 방법을 고민하고 찾아내어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오 대변인은 “그렇게 된다면 ‘성평등 의식도 어떤 세대보다 높다’는 양준우 대변인의 말도 자연스럽게 증명될 것”이라며 “‘극단의 남혐, 여혐 목소리를 걷어내고 갈등을 치유하자’는 주장은 오히려 갈등을 부추기고 문제 해결로부터 정치를 멀어지게 할 뿐이다. 양준우 대변인이 공당의 대변인으로서 역할과 지위에 걸맞은 책임 있는 언행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예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