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촉구하는 담화를 내놓은 가운데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우리 내부를 이간질하고 한·미 갈등을 부추기려는 북한의 저의에 말려들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최 전 원장은 2일 “마치 대한민국 군통수권자에게 지시를 내리는 듯하다. 군 통신선 연결과 대화 재개를 미끼로 연합훈련을 중단시키겠단 저의가 깔려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 부부장은 앞서 지난 1일 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지금과 같은 중요한 반전의 시기에 진행되는 군사연습은 북남(남북) 관계의 앞길을 더욱 흐리게 할 수 있다”며 “8월 한·미 연합훈련과 관련한 남측의 결정을 예의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국내외 코로나19 상황을 이유로 연합군사 훈련 중단을 희망한 통일부 고위 당국자의 최근 발언을 거론하며 “연합훈련을 연기하려는 구실 찾기요, 핑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합훈련으로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된다면 군 내 코로나19 방역을 철저히 하고 참여 군인들의 백신 접종을 확실히 하는 게 최우선”이라며 “한·미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군 55만명의 백신을 우선 제공한 이유가 무엇이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안보를 최일선에서 책임진 군대가 굶주리거나 감염병에 취약하면 이것이야말로 가장 큰 안보 취약 요인”이라며 해외파병 중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복귀한 청해부대를 언급했다.
최 전 원장은 “분단된 현실 속에 한반도 평화는 무엇보다도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키고 우리 국민을 보호하겠단 흔들림 없는 의지와 강한 역량의 뒷받침이 있을 때 가능하다”며 “남북 대화 또한 이런 태세가 유지될 때 가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전 원장은 “연합훈련은 북핵 위협을 막아내는 데 필수적인 훈련임에도 이 정권들에 각종 구실로 이미 축소 실시된 바 있다”며 “연합훈련을 대화 금단 현상을 해소할 ‘칩’ 정도로 여겨선 곤란하다. 임기말 정상회담 개최와 대선용 북풍을 기도한다는 의심을 사선 안 된다는 점도 강조한다. 도대체 언제까지 북한의 눈치나 보며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것인가”라고 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