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선 출마가 가문의 영광? 패가망신하는 길”

입력 2021-08-02 11:15 수정 2021-08-02 12:59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 공부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시즌5' 초청 강연에 참석해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권 도전에 나선 데 대해 “총장 퇴임할 때만 해도 이런 생각을 갖지 않았다”며 “개인적으로 보면 불행한 일이고, 패가망신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2일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자로 서기 위해 국회를 찾았다. 그는 대선 출마에 대해 “이게 가문의 영광이고 개인의 광영이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며 “검사의 숙명으로 전직 대통령 사법 처리도 해봤지만 그게 한국의 현실”이라고 했다.

여야 의원들이 패스트트랙 충돌로 기소된 것과 관련해서는 “사법의 정치화는 기본적으로 사법의 불신과 정치의 불신을 다 초래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일각의 내각제 개헌 주장에 대해 “집권 기간 내내 아무 말 없다가 느닷없이 내각제 하자는 건 야합도 아니고, 이런 식의 개헌 논의는 헌법에 대한 모독”이라고 일축했다.

또 “대통령실이 특정인에 대해 비리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대통령제를 망가뜨리는 주범”이라며 청와대의 사정 기능 폐지를 약속했다.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 공부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시즌5' 초청 강연에 참석해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

그는 여성 할당제에 대해서는 “우리 인식이 조금 더 바뀌어 나간다면 굳이 할당제 같은 것이 없어도 여성의 공정한 사회 참여와 보상이 이뤄질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페미니즘이라는 것도 건강한 페미니즘이어야지, 정권을 연장하는 데 악용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저출산 원인을 따지면서 “페미니즘이라는 게 너무 정치적으로 악용돼 남녀 간의 건전한 교제도 정서적으로 막는 역할을 많이 한다는 얘기도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또 보유세에 대해 “아주 고가의 집이 아니라면 웬만한 집은 생필품”이라며 “생필품을 갖고 있다고 세금을 때리면 국민이 정의에 부합하고 공정하다고 생각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윤 전 총장은 “저도 퇴직할 때 보니 매달 받는 연금이 100만원쯤 줄게 됐더라”며 “누군가 연금 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당원이 되니 진짜 정치를 시작하는 것 같다”며 “과격한 충격을 주는 제도들이 사람의 삶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실감했다”고도 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