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장혜영 프레임, 젠더갈등 심화시켜…실망스럽다”

입력 2021-08-02 10:23 수정 2021-08-02 10:44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최종학 선임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양궁 안산 선수에 대한 젠더 공격에 입장을 요구한 장혜영 정의당 의원을 향해 “정치를 희화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일 MBC 라디오에서 장 의원이 안산 선수에게 가해지는 공격을 중단할 것을 주장하라는 요구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그는 “저는 대한민국의 모든 선수단을 응원하고 안산 선수에 대해서 어떤 공격이 가해진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동조할 생각이 없다”며 “이런 프레임을 잡는 것 자체가 젠더 갈등을 오히려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그 선수(안산)가 열심히 운동하고 메달을 따기 위해서 노력하는 과정 중에서 왜 정의당 같은 데가 뛰어들어서 커뮤니티 담론을 갖고 와서 상대 정당에 입장을 표명하라고 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실망스러운 행보”라며 “정치권이 개입해서 스스로 이득 보기 위해서 스포츠를 자꾸 사용하는 것, 그것 자체가 비판의 대상이고 이번에 정의당은 큰 실수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장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아무리 자기 실력과 능력으로 올림픽 양궁 금메달을 따도, 여성에 대한 차별이 사회에 만연한 이상, 이렇게 쇼트커트를 했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실력으로 거머쥔 메달조차 취소하라는 모욕을 당한다”며 “평소 2030 여성에 대한 성차별이 없다는 지론을 퍼뜨리시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님께 요청한다. 자기 능력으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쥐고 국위를 선양한 안산 선수에게 쇼트커트를 빌미로 가해지는 메달을 취소하라는 등의 도를 넘은 공격을 중단할 것을 제1 야당의 대표로서 책임 있게 주장해주시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장 의원은 그러면서 “만일 이 문제에 대해 침묵한다면 많은 이들은 이준석 대표가 안산 선수에 대한 과도하고 폭력적인 비난과 요구에 대해 암묵적으로 동조하는 것이라고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양준우 국민이힘 대변인이 안산 선수에 대해 “논란의 핵심은 남혐 용어 사용에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양 대변인이 만약에 여성 혐오라고 하는 개념을 조금이라도 본인이 썼거나 아니면 거기에 대해서 부적절한 인식을 갖고 있다고 그러면 제가 징계하겠다”면서도 “그런데 양 대변인은 여성 혐오적인 관점에서 이야기한 적이 전혀 없다”고 두둔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