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에서 새 기록을 쓴 황선우(18·서울체고)가 1일 “많은 분이 응원해주신 덕분에 행복하게 수영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황선우는 이날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과 만나 “첫 올림픽을 좋은 성적으로 무사히 마쳐 정말 후련하다. 많은 분이 응원해 주셔서 행복하게 수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황선우가 이날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 중 하나는 ‘만족’이었다.
황선우는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에서 1분44초62의 한국 신기록 및 세계주니어신기록으로 1위에 올랐고, 2012 런던 대회 박태환 이후 9년 만에 이 종목 결승에 올라 7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자유형 100m 예선에서 47초97의 한국 신기록을 쓴 그는 준결승에서는 47초56으로 아시아신기록과 세계주니어신기록까지 갈아치우며 결승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 올림픽 결승에 오른 건 처음이다. 아시아 선수로서도 1956년 멜버른 대회 때 다니 아쓰시(일본) 이후 65년 만이다.
결승에서는 47초82로 5위를 기록, 아시아 선수로 1952년 헬싱키 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스즈키 히로시(일본) 이후 69년 만에 최고 성적을 냈다.
자유형 200m 결승과 100m 준결승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황선우는 “65년 만에 아시아 선수 최초로 100m 결승에 올랐다는 게 영광스럽다. 아시아 신기록도 전혀 예상치 못했는데, 정말 기뻤다”며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해 결승 무대를 계속 밟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0m 결승에서 마지막 50m에 오버페이스로 뒤처진 점이 아쉽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만족스러운 게 배 이상”이라고 했다.
황선우는 “세계 최고의 선수와 옆 레인에서, 나란히 경쟁할 수 있는 것만으로 정말 만족한다”며 “좋은 이야기도 해줘 영광이었다. 열심히 해서 그 위치에 서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케일럽 드레슬(26·미국)은 황선우를 보고 “내 18살 때보다 빠르다”고 언급했다.
황선우는 “아직 웨이트 트레이닝을 체계적으로 하지 않았는데, 조금씩 하다 보면 기량도 향상될 것 같다. 도쿄올림픽을 발판으로 삼고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안 게임도 차근차근 시작해서 올라가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귀국 후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을 묻자 그는 “집에 가서 제 침대에 눕고 싶다”고 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