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 사퇴…“정권교체 절박, 양심상 겸직못해”

입력 2021-08-01 15:56
원희룡 제주지사가 1일 제주도청 4층 탐라홀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소회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권 주자 원희룡 제주지사가 지사직을 내려놓고 야인으로 돌아가 대선 레이스에 뛰게 됐다. 원 지사는 도지사직을 내려놓으며 “정권교체를 위해 모든 걸 쏟아부어야 되겠다는 절박함”을 강조했다.

원 지사는 1일 제주도청 4층 탐라홀에서 사임 기자회견을 열고 “도민과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한 정권교체에 나서게 돼 도지사직을 사임하게 됐다”고 밝혔다.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임을 한 데에는 “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원 지사는 “직을 유지하면서 경선에 뛰는 것이 공직 윤리 면에서 납득이 안됐다”며 사퇴 배경을 밝혔다. 도지사직을 유지하면서 당내 대선 경선을 치리는 것도 법률적으로 가능하지만 도정 업무 수행과 당내 경선 병행이 자신의 양심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원 지사는 “현직 도지사로서 프리미엄은 단 하나도 쓰지 않겠다”며 “행정수장으로서 얻는 네트워크, 방대한 홍보수단 및 예산은 정치인 개인의 행보를 위해 이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소 저조한 지지율을 끌어올릴 복안과 관련해서는 “수많은 행정 경험으로 제주도정의 확장판인 대한민국 운영을 누구보다 잘할 자신이 있다”고 했다. 원 지사는 “도지사라는 직책 속에서 움직이던 원희룡과 모든 것을 털어놓은 인간 원희룡이 대한민국을 위해 도전하는 모습이 다르다는 것을 많은 분이 실감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2014년부터 7년간 제주지사를 맡아온 그는 도정을 떠나는 아쉬움도 덧붙였다. 원 지사는 “제2공항을 비롯해 마무리 짓지 못한 일들에 대해 안타까움도 있다”며 “제2공항은 정권교체를 통해 반드시 추진할 것임을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자본 중심의 난개발 언제, 기후 변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2030 카본 아일랜드 프로젝트를 추진한 일 등 임기수행 내내 보람찼던 일도 덧붙였다.

원 지사는 2일 도의회 의장에게 사임통지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12일쯤 사임 절차가 공식 마무리되면 제주도는 행정부지사 대행체제로 넘어가게 된다. 원 지사는 “남은 10일의 기간 동안 코로나19 방역 상황 등 관련해 인수인계를 단단히 챙겨 도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1일 서귀포시 보목항에서 해양쓰레기 수거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원 지사 캠프 제공

원 지사는 기자회견에 앞서 서귀포시 강정마을 커뮤니티센터를 찾아 주민들과 마을 공동체 회복을 위한 상생 협력 방안을 나눴다. 이후에는 서귀포시 보목항에 방문해 해양쓰레기 수거 봉사 활동에 직접 참여했다.

원 지사는 지난달 25일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이틀 뒤인 2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선 후보로 등록했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