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입당 하루 만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1시간가량 비공개 회동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이 ‘킹메이커’로 불리는 김 전 위원장을 만난 것은 향후 캠프 구성과 경선 전략 등에 대한 조언을 받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의 초반 행보에 다소 비판적인 시선을 보냈던 김 전 위원장과 새로운 관계 정립에 나섰다는 시각도 있다.
윤 전 총장은 31일 서울 광화문 인근 김 전 위원장의 사무실을 찾아 50분쯤 비공개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이날 대화에 앞서 2차례 정도 짧은 만남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졌지만 충분히 깊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비공개 회동이 사실상 첫 정식 회동이었던 셈이다.
윤 전 총장과 김 전 위원장의 만남에 대해 윤석열 캠프 김병민 대변인은 “국민의힘에 입당한 만큼 예를 갖춰 입당 소식을 알리고 인사를 한 것”이라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의 캠프 합류 가능성 등에 대해선 “당 비대위원장을 지내신 분이 특정 후보를 지원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다. 정권교체를 위해 좋은 말씀을 주신 것으로 안다”고만 했다.
두 사람이 대화하는 동안 분위기는 꽤 좋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입당을 결정한 윤 전 총장에게 격려와 조언,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의 입당 시기를 예상치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당장 입당하기 보다는 당 밖에서 지지율을 유지한 뒤 조금 더 시간이 지난 시기에 입당해야 한다는 취지의 조언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이날 직접 국민의힘 입당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다. 정치권이 ‘8월 중순’으로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입당을 결정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은 “많은 국민들께서 바라는 정권교체에 대해 작은 불확실성도 드리고 싶지 않았다. 국민의힘 경선 절차에 처음부터 참여하여 정정당당하게 임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입당 이유를 밝혔다. 그는 “국민의 삶과 나라의 미래를 위한 선의의 경쟁을 펼치다”면서 “정권교체라는 시대적 소명 앞에 대의만을 생각하고 뚜벅뚜벅 가겠다”고 강조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