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결국 지워진 ‘쥴리의 꿈’…쓱쓱 10분도 안 걸려

입력 2021-07-30 14:32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그려진 서점 외벽에서 서점 관계자가 벽화 속 문구를 지우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를 겨냥한 ‘쥴리 벽화’가 연일 논란이 된 가운데 30일 벽화에서 김씨를 연상시키는 문구가 다 지워졌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중고서점 측은 이날 건물 외벽에 새겨진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 ‘쥴리의 남자들’이라는 문구와 ‘2000 아무개 의사’, ‘2005 조 회장’, ‘2006 아무개 평검사’, ‘2007 BM 대표’, ‘2008 김 아나운서’, ‘2009 윤서방 검사’ 문구를 지웠다.

지난 28일에 그려져 있던 벽화(윗쪽)와 30일 문구가 지워진 모습. 뉴시스

해당 벽화는 서점 주인이자 건물주인 여정원씨가 2주 전 설치했다. 여씨는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건물 벽이 밤이 되면 어둡고 침침해 미성년자들이 거기서 담배 피우고 소변보고 그래서 벽화도 그려서 좀 밝게 하려는 취지였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정치적 의도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표현하고 풍자한 것뿐인데 이렇게 일파만파가 될지는 꿈에도 생각 못 했다”고 강조했다.

벽화 문구를 지우는 작업을 시작한 서점 관계자. 뉴시스

앞서 여씨는 29일 “철거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다 문제가 거세지자 문제가 되는 문구들은 지우겠다고 한 발짝 물러섰다.

실제로 30일 오전 9시14분쯤 서점 직원 1명이 나오더니 흰 페인트로 김씨의 얼굴을 본뜬 듯한 그림 옆에 쓰인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 등의 문구를 덧칠해 지우기 시작했다.

아래 사진은 서점 관계자가 문구를 지운 후 모습. 뉴시스

문구 삭제 작업은 불과 10분도 채 되지 않아 모두 끝났다.

종로구 주차단속 관계자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그려진 골목에 주차된 유튜버 차량을 단속하고 있다. 뉴시스

문구가 지워지기 전 아침부터 보수성향 단체의 차량들과 유튜버들이 몰려와 1인 시위를 하는가 하면 벽화가 보이지 않도록 차량을 세워두기도 했다.

지우는 작업에 앞서 차량이 막고 있어 작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차주 측은 “(문구를) 지운다면 바로 (차량을) 빼주겠다”며 차량을 비켜줬다. 서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던 대다수의 유튜버 역시 문구가 지워지자 곧 자리를 떠났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