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방은 제가 치웁니다” 청소노동자 휴가 배려한 시의원들

입력 2021-07-29 17:26
창원시의원들은 한여름 청소 노동자 수고를 덜어주고자 '8월 말까지 제방은 제가 치웁니다' 릴레이를 시작했다. 사진은 창원시의원 방마다 붙은 "제방은 제가 치웁니다". 한은정 창원시의원 제공. 연합뉴스

“당신의 건강이 우리의 건강입니다. 8월 31일까지 제 방은 제가 치웁니다. 맡겨주십시오.”

경남 창원시의회 의원들의 방문 앞에 붙어 있는 쪽지의 내용이다. 창원시의원들은 한여름 청소 노동자들의 수고를 덜어주고자 ‘8월 말까지 제 방은 제가 치웁니다’라는 릴레이를 시작했다.

그동안 창원시의회 청소노동자들은 위탁업체 소속으로 매일 시의원 사무실을 포함해 시의회 전체를 청소했다. 청소노동자 중 누가 하루라도 쉬게 되면 그 업무까지 맡아야 했기에 여름휴가를 가는 것이 여의치 못했다.

의회 청소는 여성 노동자 3명이 담당하고 있는데, 이들은 8월 여름휴가를 한번에 갈 수 없다. 설령 한 명씩 순차적으로 가게 돼도 남은 노동자들에게 큰 부담이 된다.

이 사정을 들은 창원시의원들은 “그럼 우리가 청소 부담을 덜어줘 여름에 노동자분들이 하루라도 쉬게 하자”며 2019년 의기투합했다. 청소노동자들을 향한 시의원들의 배려 청소노동자들은 금요일 혹은 월요일 중 하루 휴가를 내어 주말까지 포함해 쉴 수 있게 됐다.

처음 제안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한은정 창원시의원은 “단 하루라도 마음 편하게 청소노동자들이 휴가를 갔다 왔으면 한다”며 “행여 청소노동자 고용에 영향을 끼칠까 봐 8월 한 달만 진행한다”고 말했다. 8월은 여름 휴가철이라 시의회가 열리지 않는 달이기도 하다.

현재 창원시의원은 44명으로, 29일 기준 여야 구분 없이 21명이 릴레이에 동참하고 있다. 3년째가 되는 올해엔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 동참한 것이다. 참여한 의원실 문에는 ‘8월 31일까지 제 방은 제가 치운다’는 설명과 함께 “우리는 다 같이 행복한 세상을 위해 노력 중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윤정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