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로부터 부적격 평가를 받은 김현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가 29일 인사청문회에서 다주택 해명 과정에 나온 ‘시대적 특혜’ 발언에 관해 사과했다.
김 후보자는 SH를 통해 배포한 입장문에서 “진의가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은 표현을 사용한 것 자체가 내 부족함에서 비롯됐다”며 “마음의 상처를 입은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지난 27일 시의회 인사청문회에서 다주택을 해명하면서 “내 연배상 지금보다 내 집 마련이 쉬웠고, 주택 가격이 오름으로써 자산이 늘어나는 일종의 시대적 특혜를 입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남편과 함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아파트와 서초구 잠원동 상가를 포함해 4채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남편과 함께 소유한 서울과 부산의 아파트는 실거주용이며 부산 오피스텔은 남편의 사무공간으로 활용할 목적에서 산 것”이라며 “부산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이른 시일 내에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강남 아파트를 놔두고 부산 아파트를 팔겠다고 한 것에 대해선 지난해 반포 아파트를 놔두고 청주 집을 팔겠다고 한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판했던 사실이 소환되면서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 후보자는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이던 지난해 7월 8일 페이스북에 노 실장이 반포 아파트 처분을 고민하고 있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이렇게 답답할 수가. 청주집보다는 반포집이 낫고, 반포보다는 청와대가 낫다는 것이냐”며 “2주택일 때 싼 주택(양도차익이 적은 주택)을 먼저 파는 것도 절세전략이긴 하다. 다 계획이 있으셨다. 깊은 뜻과 계획을 몰라주니 당황하셨겠다”고 비꼬았다.
한편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대표의원 조상호)은 시의회 인사청문특위 결과를 겸허히 수용해 김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고 시민 눈높이에 맞는 능력과 비전, 도덕성을 겸비한 새로운 인물을 추천할 것을 서울시에 강력하게 촉구했다. 앞서 서울시의회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지난 28일 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의견으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의결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