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동남아시아 최대 완성차 시장인 인도네시아 카라왕 지역에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만든다. 일본차가 독점한 인도네시아에 전기차를 앞세워 진입 장벽을 허물고 점유율 확대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은 인도네시아에 연산 10GWh 규모의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와 투자협약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앞서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셀 합작공장 설립 계약을 맺고 공장 설립을 위해 11억 달러(1조17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합작공장 지분은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각각 50%씩 보유하게 된다.
두 회사는 각종 법적 절차를 거쳐 올해 3분기 중으로 합작법인 설립을 완료할 계획이다. 4분기에는 2023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합작공장 착공에 나서고 2024년 상반기에는 배터리셀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일정 기간 법인세와 합작공장 운영을 위한 각종 설비·부품 관세 면제, 전기차 관련 세제 혜택 강화 등 인센티브 제공을 약속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제조업 산업 육성을 위한 ‘메이킹 인도네시아 4.0’ 정책을 펴고 있다. 이 정책에서 선별된 5대 제조업 가운데 3부문(자동차, 전자, 화학)이 모두 전기차와 관련이 있다. 또한 2019년 대통령령으로 국내 신차의 20%를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일본차 독점 시장에 대한 현지 반감도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에 긍정적이다. 인도네시아의 일본차 점유율은 96.8%에 달한다. 또한 현지 정책과 맞지 않게 일본 완성차 업체가 주력 친환경차로 전기차가 아닌 하이브리드차(HEV)만 내세운다는 점도 호재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의 매장량과 채굴량 모두 세계 1위인 인도네시아는 두 회사의 아세안 시장 확장을 위한 전략적 요충지가 될 전망이다. 합작공장이 들어설 산업단지는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에 근접한 데다 교통망도 구축돼 있어 최적의 입지로 꼽힌다. 합작공장은 총 33만㎡의 부지에 연간 전기차 배터리 약 15만대분 이상인 10GWh 규모의 배터리셀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곳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신기술이 적용된 고성능 NCMA 리튬이온 배터리셀이 생산된다. 고함량 니켈과 코발트, 망간으로 출력은 높이되 화학적 불안정성은 낮추는 알루미늄이 들어간 제품으로 2024년부터 생산되는 현대차·기아의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