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현동 강제철거 이야기 담은 ‘오래오래, 아현포차’ 사진전 열려

입력 2021-07-30 14:57

5년 전 강제 철거된 ‘아현동 포차거리’ 이야기를 담은 사진전이 다음 달 열린다.

옥바라지선교센터는 다음 달 1일부터 7일까지 ​서울 마포구 성산동 ‘슬금슬금’에서 박김형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의 개인전 ‘오래오래, 아현포차’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전에는 박김 작가가 아현동 포차 상인의 투쟁 모습을 담아 지난달 1일 텀블벅 모금을 통해 출간한 사진집 작품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30년 전 아현초등학교 담벼락을 따라 형성된 아현동 포차거리는 2016년 마포구청의 거리 정비 사업으로 강제철거된 바 있다. 당시 60대 이상의 고령 여성, 빈민이 대다수였던 아현포차 상인들은 삶의 터전을 잃지 않기 위해 맞서 싸웠지만 역부족이었다. 다만 강제철거에 대해 사과한 구청 측과 시민단체의 도움으로 공덕역 인근 경의선 공유지에 포차를 새로 개업할 수 있었다.

박김 작가는 작업노트에서 “폭력적인 강제철거가 끝난 뒤에야 아현포차 상인을 만났다. 그들이 새로운 터를 만나기까지 함께 했다. 이슈가 터지면 수많은 언론의 관심을 받지만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잊히기에 십상이다. 사진가로서 마지막 모습까지 기록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종건 옥바라지선교센터 사무국장은 “‘오래오래 아현포차’는 시민사회 단체들이 아현포차 거리 지키기 위해서 싸운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결과적으론 강제철거에 끝까지 저항한 두 명의 사장님들이 새롭게 개업하는 등 좋은 선례로 남게 됐다. 이것이 단순히 개인의 기억으로만 남는 게 아니라 우리 도시에서 지켜야 할 문화적 가치들, 가난한 사람들의 생존 문제 등의 측면에서 공동이 함께 기억하고 반성할 수 있도록 전시회를 열게 됐다”고 강조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