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영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른 황선우(18·서울체고)가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5위를 차지했다. 기록은 47초82, 아시아 선수로는 69년 만의 최고 성적이다.
이날 경기를 마친 황선우는 “일단 주 종목인 자유형 100m와 200m 레이스를 다 마쳐서 너무 후련하다”며 웃었다. 그는 “어제 경기보다는 오늘이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멋진 선수들과 같이 뛴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말했다.
경기 전략에 대해서는 “‘따지지 않고 그냥 온 힘을 다하자’는 것이었다”고 했다. 황선우는 “자유형 200m 경기 뒤로는 계속 지쳐 있었다”며 “참고 최선을 다하니까 좋은 기록을 얻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황선우는 이날 아쉬운 부분으로 출발 후 돌핀킥으로 물을 헤쳐나가는 잠영 구간을 꼽고는 “앞으로 훈련하면서 고쳐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기대했던 순위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자유형 100m는 결승에 오른 것만으로도 너무 만족한다”고 했다.
아시아 선수가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 진출한 것은 1956년 멜버른대회 때 일본의 다니 아쓰시 이후 65년 만이다. 다니는 당시 7위를 차지했다.
기록으로만 보면 1952년 헬싱키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스즈키 히로시(일본) 이후 최고 성적이다. 69년 만에 아시아 수영 역사를 다시 쓴 셈이다.
황선우는 “100m는 스피드감이 있으니 정말 재미있고, 200m도 제가 정말 좋아하는 거리라 두 종목 다 애착이 간다”고 밝혔다.
그는 “자유형 100m는 단거리라 선수들 몸이 다 엄청 크고 좋다. 뒤처지지 않으려면 천천히 (몸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서 근육량을 늘리고, 근력을 키우면 더 나은 기록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체격 차이에도 불구하고 경쟁력이 있는 비결’에 대해 묻자 황선우는 잠시 고민하다 “물 타는 능력이 있어 큰 체격이 아님에도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유형 100m, 200m에서 모두 가장 빠른 반응속도를 보인 것에 대해서도 “민첩성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스타트 반응속도는 정말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제2의 박태환’ 등의 수식어가 따르는 데 대해서는 “같이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다”면서 “황선우라는 선수도 많이 기억해주면 감사할 것 같다”고 했다.
황선우는 이날 만나고 싶은 아이돌로 ‘있지(ITZY)’를 꼽기도 했다. 그는 “SNS에 응원한다고 올려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황선우는 이제 자유형 50m 경기만 남겨놓았다. 자유형 50m 예선은 30일 오후에, 준결승과 결승은 각각 31일 오전과 8월 1일 오전에 열린다.
그는 “50m는 많은 생각을 가지고 나온 종목이 아니다. 생각을 비우고 후련하게 뛰고 싶다”고 밝혔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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