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양궁대표팀이 승부를 넘어서 보여준 스포츠맨십이 화제다. 특히 시상대 위에서 함께 뭉친 9명의 ‘셀카(셀프카메라)’ 사진에 전 세계 누리꾼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오진혁(40·현대제철), 김우진(29·청주시청), 김제덕(17·경북일고)으로 구성된 한국 양궁대표팀은 지난 26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대만을 세트포인트 6-0(59-55, 60-58, 56-55)으로 이겼다.
한국 선수들은 시상대 정상에 서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대만과 일본 선수들이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차지했다.
시상식의 공식 절차가 끝났지만, 이들은 시상대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한국의 주장 오진혁 선수가 시상식 후 대만, 일본 선수들에게 “같이 사진을 찍자”고 제안해 즉석에서 ‘셀카 타임’이 진행된 것이다.
맏형 오진혁을 필두로 9명의 선수는 쪼르르 모여 카메라를 향해 밝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몇몇 이들은 자신이 딴 메달을 들어 보이며 저마다 기쁨의 제스처를 취하는 모습이었다.
오진혁이 찍은 이 사진은 아시아양궁연맹의 공식 SNS 계정에 올라와 더 화제가 됐다. 아시아양궁연맹은 “팀 아시아, 아시아의 힘, 오진혁이 찍은 셀카(selfie by Jinhyek OH)”라는 문구와 함께 해당 사진을 게재했다.
또 사진 촬영 후 밝게 웃으며 서로 주먹 인사를 건네는 선수들의 모습도 포착됐다. 치열한 경쟁과 냉혹한 승부를 넘어 우정을 나누는 스포츠맨십을 보여준 것이다.
일본 매체 ‘디 앤서’는 ‘한국·대만·일본 시상대 셀카가 화제’라며 일본 현지 내 뜨거운 호응을 전했다. 이 매체는 “메달을 목에 건 아시아 3개국 선수들은 시상대에 올라서서 한국 선수의 셀카 제안에 응했다”며 “‘이게 바로 올림픽이지’, ‘귀여운 장면이다’ 등 화제가 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해당 기사의 댓글에는 “국가는 대립하더라도 스포츠에선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양국(한·일) 관계도 언젠가 이 사진의 모습처럼 됐으면 좋겠다”라는 글이 달리기도 했다.
이 밖에도 많은 이들이 정치, 역사적으로 얽혀 있는 3국 선수들의 시상대 위 훈훈한 모습에 감동을 표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올림픽은 이래야지” “가장 아름다운 올림픽 사진”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