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이용한 흉부X선 영상 분석으로 폐암 진단을 위해 불필요한 CT 검사를 30% 줄일 수 있다는 한국과 미국 공동 연구결과가 나왔다.
폐암의 1차 진단 도구인 가슴X선 판독에 AI 분석을 접목하면 방사선 노출이 많고 값비싼 CT검사에 따른 위험과 비용을 덜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과 미국 하버드 의대 매사추세츠종합병원은 공동 연구를 통해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이 AI를 활용해 보다 효과적인 흉부X선 분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결과는 ‘유럽영상의학회지(European Radiology)’ 6월호에 실렸다.
공동 연구팀은 지난해 루닛이 자체 개발한 폐질환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인 ‘루닛 인사이트 CXR’이 흉부X선에서 폐암을 유발할 수 있는 악성 폐 결절(혹)을 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해당 내용은 세계적 학술지(JAMA Network Open)’에 게재된 바 있다.
루닛 인사이트 CXR은 350만장 이상의 의료 데이터를 학습해 폐 결절과 경화(딱딱해짐), 기흉을 비롯한 9가지 주요 흉부 질환을 높은 정확도로 검출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및 유럽 CE인증을 획득해 현재 전 세계 30여개국 300개 이상 의료 현장에서 쓰이고 있다.
이번 연구는 단순 정확도뿐만 아니라, 루닛 인사이트 CXR이 실제 의사들의 흉부 엑스레이 판독 효율성에도 영향을 주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연구에는 3명의 영상의학과 레지던트와 5명의 영상의학과 전문의 등 8명의 전문가가 참여했다.
미국 국가폐암검진연구(NLST)에 참가한 519명의 X선 진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AI를 활용한 분석이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효율적인 수단이 될 수 있음이 확인됐다. 연구에 참여한 의사들은 폐암 위험이 있을 수 있는 환자에게 흉부 CT검사를 28% 더 추천했으며 암 음성 환자에게 불필요한 흉부 CT 검사를 약 30% 더 적게 권장한 것이다.
연구를 총괄한 매사추세츠종합병원 영상의학과 마누딥 칼라 교수는 “AI를 사용하면 흉부X선에서 폐 결절을 정확하게 검출할 뿐만 아니라 일부 환자들이 불필요한 흉부 CT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라며 “환자들은 불필요한 방사선 노출을 피하고 높은 의료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혜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T검사는 방사선량이 X선 보다 훨씬 더 많고 값도 비싸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흉부X선은 폐암을 진단할 수 있는 1차 진단 도구이지만 3차원인 인체 구조를 2차원 이미지로 나타낸다는 특성 때문에 한계가 있다”며 “루닛 인사이트 CXR을 통한 정확한 분석은 의료 전문가가 환자에게 보다 더 정확하고 효율적인 진단을 제공하는 데 도움될 수 있다. 잠재적인 암을 조기에 찾아내는 동시에 추가 검사가 필요하지 않아 환자의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