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권도시숲 비율 전국 최하위 제주도가 숲으로 풍요로운 도시 만들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제주는 시내권 가까이 자연 자원이 많아 도심지 내 녹지공간 조성 요구가 상대적으로 적었으나 도시 환경 문제가 날로 커지고 코로나19로 녹지공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지자체와 의회가 숲을 이용한 정주여건 개선에 본격 나서고 있다.
제주도의회는 김황국 의원 대표 발의로 제주도 도시숲 조성·관리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해 도시숲 법이 제정된 데 따른 후속 입법 조치다. 조례 안에는 도시숲지원센터 건립을 포함한 민간참여형태의 도시숲 조성사업 추진 지원 근거가 다수 포함됐다.
그동안 기계적으로 추진해온 가로수 식재, 공원 조성 등 단순 유지 보수 관리를 넘어 미세먼지 저감, 폭염 완화, 소음 감소, 산림 치유 등 도시민들에게 쾌적한 생활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도시숲의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취지다.
이미 여러 지자체에서는 도시숲을 조성해 녹지공간이 적은 원도심의 정주여건을 개선하거나 쓰레기 매립장을 공원으로 조성해 숲을 환경 재생에 활용하고 있다. 민간이 기부한 부지나 나무를 이용한 시민주도형 도시숲 등 다양한 방식도 도입되고 있다.
조례를 준비 중인 김황국 의원은 “코로나19로 마을 내 녹지공간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크게 늘었다”며 “상위법에 담긴 도시숲 조성 관리에 관한 근거를 최대한 활용해 제주에서도 전향적인 도심녹지정책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도 도시숲 조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한정우 산림휴양과장은 “미세먼지와 열섬 현상을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최소화하기 위해 분산된 도시숲을 연결하는 도시바람길숲 조성사업과 도심지 내 자투리 땅을 공모해 녹지를 조성하는 500만 그루 나무 심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산림청이 가장 최근 발간한 ‘2020 전국 도시림 현황 통계’에 따르면 제주도의 ‘생활권도시림’ 면적은 905㏊로 세종시(622㏊)에 이어 전국에서 가장 작다.
최근 5년간 제주지역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38㎍/㎥(미세먼지), 21㎍/㎥(초미세먼지)로 WHO 권고 기준보다 2배 정도 높으며 미세먼지주의보 발령 일수도 2017년 8일, 2018년 16일, 2019년 23일로 늘고 있다.
올들어 열대야 발생일수가 8월도 되기 전 20일을 넘기는 등 폭염과 국지성 집중호우 등의 날씨 변동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한편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교통섬의 나무 그늘은 평균 4.5도, 가로수는 평균 2.5도의 온도 저감 효과를 낸다. 1㏊의 숲은 연간 경유차 27대가 1년 간 내뿜는 미세먼지(46㎏)을 흡수한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