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김현아 SH사장 후보자 ‘부적격’ 결론

입력 2021-07-28 14:54
김현아 SH사장 후보자.

서울시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28일 김현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의견으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27일 실시된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의 정책소견 발표와 특별위원회 위원들의 질의・답변 과정을 거쳐 후보자의 도덕성, 책임있는 정책 수행 능력, 경영 능력의 적합성을 검증한 결과 이 같은 결과에 이르렀다며 ‘부적격’ 사유를 조목조목 적시했다.

첫번째 사유는 김 후보자가 정부 및 서울시의 공공주택 정책에 대해 구체적인 대안 제시 없이 폄하와 비판으로 일관해 온 데 대해 반면, SH 정책 현안에 대한 이해와 소신있는 입장은 물론 설득력 있는 미래 비전 또한 찾을 수 없다는 점이다. 두번째는 재산형성과정에 대한 소명이 불분명한 다주택 보유자로서 서민주거복지와 공공주택공급 정책을 펴는 공기업 사장의 자리에 적절치 않다는 점이 지적됐다. 세번째는 김 후보자가 공동대표인 사단법인의 불투명한 회계거래 문제, 불성실한 재산신고 문제에 대한 소명 등 후보자 자질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노식래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장은 “특별위원회에서 다각적으로 심도있게 검증한 결과 김현아 후보자는 부동산 주택 정책 비판 외 설득력 있는 대안 제시와 공사 발전을 위한 비전 제시가 미흡하여 서울주택도시공사 경영의 중책을 수행하기에는 기본 자질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노 위원장은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서민주거 안정을 위한 매우 중요한 기관이며 시장에서 소외될 수 있는 서민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기업인데 사장 후보자는 다주택자이자 그 동안 일관되게 시장 중심 논리를 펼쳐 왔다. 공사의 정체성과 정서에 맞지 않고 오히려 민간 기업에 어울린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남편 명의를 포함해 청담동 아파트와 서초구 잠원동 상가, 부산 금정구 아파트와 중구 오피스텔 등 부동산 4채를 소유했다.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다주택 논란에 대해 “집을 구하기 쉬웠던 시대적 특혜를 입었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노 위원장은 “사장 후보자의 국회의원 시절 막말이나 재산신고의 불성실성, 사단법인의 사적 이용 의혹 등은 높은 책임의식이 요구되는 공기업 사장에 기본 자질이 안 된다는 방증이다”고 덧붙였다.

노 위원장은 김 후보자 임명을 반대하는 특별위원회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서울시에서 존중하고,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에 보다 적합한 인재를 고민해줄 것을 주문했다. 또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임명은 서울시장 권한이지만 부적합한 사장 임명에 따라 발생되는 문제들에 대한 책임도 서울시장에 있음을 강조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서울특별시와 시의회 간 인사청문회 실시 협약’에 근거한 것으로, 협약에 따라 서울시의회는 임명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서울시에 송부해야 한다. 경과보고서는 구속력이 없어 오세훈 시장이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하지만 부적격 경과보고서를 무시하고 임명을 강행할 경우 서울시의회의 관계는 파행으로 치달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취임 이후 줄곧 서울시의회와의 협치를 강조해온 오 시장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