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갈수록 거세지는 가운데 지난주 전국 이동량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에서 전주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방역당국은 다음 주까지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더 강력한 방역 조치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지금은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시행이 2주를 지나고 있는 시점으로, 효과를 지켜보면서 좀 더 강한 방역 조치가 필요할지 여부도 함께 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수도권은 최고 수위인 4단계, 비수도권에는 3단계 거리두기가 시행 중이다. 수도권의 경우 4단계가 적용된 지 2주가 넘었지만 ‘4차 대유행’의 기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896명으로, 국내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손 사회전략반장은 “일단 이번 주와 다음 주의 상황을 보면서 코로나19 유행 차단과 감소세로의 전환이 생각만큼 되지 않는다면 그 특성들을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적모임 통제력이 약화돼서 모임 중심의 감염이 확산하는 것인지, 아니면 시설 중심의 감염경로를 적절히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를 평가한 후 약한 부분들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치를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는 신규 확진자 발생 추세선을 볼 때 수도권에서 보이던 가파른 유행 증가세는 어느 정도 차단됐다고 진단했다.
손 반장은 “계속해서 빠르게 증가하던 수도권의 유행 증가세는 차단해 정체 양상으로 만드는 데까지는 도달했다”며 “이런 정체 양상이 감소세로 전환될지 여부가 앞으로 2주간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주(19~25일) 전국의 휴대전화 이동량은 2억2604만건으로, 직전 주와 비교해 0.8% 증가했다. 수도권은 1.0% 비수도권은 0.7% 각각 늘었다.
이는 3차 대유행이 정점을 찍고 내려오기 시작한 올해 1월 첫째 주와 비교할 때 28%나 많은 수준이다.
거리두기 4단계에도 이동량이 크게 줄지 않은 이유에 대해 손 반장은 “코로나19와 함께 거리두기도 장기화돼 국민의 피로감이 큰 것이 주요 원인이고, 또 현 시기가 휴가철이어서 여행·이동 증가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다고 해서 영국처럼 코로나19와 공존하는 방식으로 방역체계를 전면적으로 개편할 수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손 반장은 “정부는 예방접종이 상당한 수준으로 확대될 때까지 확진자 규모 전체를 지속적으로 일정 수준 이하로 억제하는 현재의 정책을 주요 정책으로 가져가야 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