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여제’ 김연경(33·중국 상하이)이 개회식에 대한민국 기수로 나서 함께 태극기를 든 수영의 ‘라이징 스타’ 황선우(18·서울체고)의 활약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연경은 28일 일본 도쿄의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끝난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조별리그 A조 2차전 케냐와의 경기에서 3대 0 완승을 거둔 뒤 기자들과 만나 “황선우와 서로서로 좋은 기운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황선우는 이번 대회에 나선 대한민국 선수단에서 가장 핫한 선수 중 하나다. 지난 27일엔 2012년 박태환 이후 9년 만에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 올랐다. 아쉽게 7위에 그치긴 했지만, 100m 구간까지 세계 신기록급 역영을 펼쳐서다.
같은날 9시간 만에 바로 열린 100m 예선에서도 황선우의 활약은 이어졌다. 그는 지난 5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자신이 수립한 48초04를 뛰어 넘는 47초97로 마지막 터치패드를 찍어 이번엔 한국 신기록을 경신했다.
개회식에서 처음 황선우를 마주한 김연경도 ‘기수 파트너’의 활약을 반겼다. 그는 “개회식 때 이야기를 많이 했다. 한국 신기록을 갖고 있어 메달권이란 얘기도 들었고, 쓸데없는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메달 거의 딸 수 있을 거라더니, 200m가 7위로 마무리돼 안타까웠다”며 “100m에선 준결승에 또 올라가고 (한국) 신기록도 세워서 정말 잘한다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엄청 잘할 것 같다”고 후배를 칭찬했다.
아직 고등학생인 후배의 활약을 스포츠 선배들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는 모양이다. 김연경은 ‘연락처는 교환했냐’는 질문에 “연락처를 교환하진 않았지만, 곧 주고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친하게 잘 지내고 있다”며 “어려가지고, 18살이라고 들었는데 착했다”고 말했다. 이어 “양효진 김수지 이런 선수들이 (개회식장에서) 귀여워하고 그랬다”고 말하며 웃었다.
자유형 100m 준결승에 올라 자신의 첫 올림픽 메달 획득에 도전하는 황선우처럼, 김연경도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에서 숙원이었던 첫 메달 획득을 노린다. 이날 케냐와의 경기에선 일본 주심의 다소 어이없는 편파판정이 있었음에도 김연경은 노련한 플레이로 첫 승을 ‘캐리’했다. 그리고 29일엔 도미니카공화국과 조별리그 통과를 위해 가장 중요한 일전을 치른다.
김연경은 “(지난 VNL과는 달리) 도미니카는 잘하는데 빈틈이 없어보였다. 센터-레프트 블로킹 높이가 모두 좋아 수비가 쉬워보였고, 공격수들의 컨디션도 좋아보였다”며 “다만 도미니카는 서브가 약하고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는 선수들이 있어 그런 부분을 공략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도쿄=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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