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완전히 살아난 김희진을 앞세워 2020 도쿄올림픽에서 귀중한 첫 승리를 챙겼다.
한국은 27일 일본 도쿄의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A조 2차전 경기에서 케냐에 세트스코어 3대 0(25-14 25-22 26-24)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한국에 가장 반가웠던 소식은 김희진의 맹활약이었다. 지난 경기에서 부상에서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모습으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김희진은 이날 블로킹 1득점, 서브 4득점을 포함해 20득점을 올리며 대표팀 공격을 이끌었다. 케냐의 체격 좋은 선수들과 힘대힘에서 우위를 보이는 모습이었다.
케냐는 1세트 초반 연속 득점을 올리며 우위를 잡았다. 하지만 3-6에서 김연경의 호쾌한 공격이 분위기를 바꿔놨다. 1차전보다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준 김희진이 높은 공격효율을 보였고, 양효진도 블로킹과 속공으로 득점을 지원했다. 좌우 측면 공격은 물론 중앙을 활용한 속공, 블로킹(3득점)에 서브(에이스 4개)까지 살아나자 케냐는 맥없이 무너졌다.
2세트에서도 분위기는 이어졌다. 한국은 경기 초반 스코어를 14-5 9점 차까지 벌렸다. 하지만 케냐도 가만히 당하진 않았다. 서브와 블로킹에서 포인트를 내며 차근차근 15-12 3점 차까지 따라 붙었다. 한국은 정지윤의 득점과 표승주의 서브 에이스 등 교체 선수들이 힘을 내며 다시 격차를 벌렸지만, 케냐도 강력한 파워를 앞세워 끝까지 쫓았다. 하지만 24-22에서 케냐가 서브 범실을 내며 한국이 2세트까지 가져왔다.
3세트에서 일본 주심은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을 했다. 중요한 승부처, 한국이 신청한 두 번의 비디오판독(VAR)에서 케냐의 손을 들어주며 한국은 경기력 외적인 요소로 흔들렸다. 하지만 한국엔 김연경이 있었다. 22-22에서 블로킹 득점을 올리며 분위기를 전환시켜 결국 한국에 승리를 선사했다.
한국은 29일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로 조별리그 세 번째 경기를 치른다. 한국-케냐전 직전 한국을 3대 0으로 이긴 브라질을 상대한 도미니카공화국은 비록 패했지만 5세트 접전을 펼치는 강력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한국도 케냐를 상대로 대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살린 터라 치열한 경기가 예상된다.
도쿄=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