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7일 부산을 방문해 지역 대표음식인 돼지국밥과 ‘대선’ 소주를 먹으며 밑바닥 PK(부산·경남) 민심을 파고들었다. 윤 전 총장이 부산을 찾은 것은 지난달 말 대권 도전 선언 이후 처음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부산민주공원 참배 일정을 마친 뒤 부산이 지역구인 국민의힘 의원들과 함께 서구의 한 돼지국밥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했다. 테이블에는 지역의 유명 소주인 대선 소주가 올라왔다. 김희곤 의원이 “대선 소주를 고른 이유가 있다. (우리는) 대선만 먹는다”며 윤 전 총장의 대선 행보를 응원하자 소주잔을 받아든 윤 전 총장도 밝게 웃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윤 전 총장은 이후 부산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자갈치 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의 고충을 경청했다. 그는 “높은 분들이 소상공인의 애로사항을 피부로 느껴야 한다”며 “국가의 경제정책의 초점이 중산층과 자영업자, 소상공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대선캠프에 합류한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의 징계 문제가 거론되는 것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부산 국제여객터미널 북항 재개발 홍보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본격적인 정치행로를 잡고 가기 위해 현실정치 활동을 하는 분들의 조언을 받기 위해 캠프를 꾸린 것”이라고 말했다.
‘드루킹 특검’ 연장론도 재차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현실적·법리적으로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국민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주범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막판 지지율이 40%를 넘는 것에 대해서는 “지지율이 40% 되면 백성들의 아우성이라는 걸 다 덮을 수 있는 거냐”며 “지지율이라는 의미가 정확히 어떤 건지 해석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윤 전 총장의 드루킹 특검 연장 주장과 관련해 ‘친윤(친윤석열)계’와 ‘친최(친최재형)계’ 의원 간 신경전도 벌어졌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정진석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의 단체 채팅방에 “드루킹 주범을 민주법정에 세울 때까지 릴레이 시위를 하자”며 특검 연장론에 힘을 실었다.
그러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돕고 있는 김용판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런 중차대한 사안이 단톡방에서 결정돼서는 안된다. 당 차원에서 신중히 논의해서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정 후보가 이런 어젠다를 던진 후 당 의원들이 하명을 받아 실행하는 듯한 모습은 국민 눈에 그리 아름답게 비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백상진 강보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