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남북정상, 친서 10여차례 교환…지난주말 채널복구 합의했다

입력 2021-07-27 15:00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주말 1년 넘게 두절된 남북 간 연락채널을 복원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두 정상은 지난 4월부터 10여차례에 걸쳐 친서를 교환하며 남북 관계를 개선하는 데 의견을 같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27일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지난 주말 남북 간 연락채널을 복원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며 “양 정상이 지난 4월부터 10여차례 친서를 교환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남과 북은 이날 동시에 “양 정상은 친서를 교환하며 단절된 통신 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하며 즉각 이행에 나섰다. 북한은 지난해 6월 국내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남북 간 통신채널 4개를 모두 끊었다.

우리 측에선 국가정보원이 나서 북측의 대남정책을 담당하는 고위 인사와 연락채널 복원에 필요한 실무 작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부부장이 대남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만큼 북측에선 김 부부장이 이 작업에 참여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하고 “남과 북은 27일 오전 10시를 기해 그동안 단절됐던 남북간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수석은 “남북 정상은 지난 4월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친서를 교환하면서 남북 관계 회복 문제를 소통해 왔다. 이 과정에서 우선적으로 단절됐던 통신 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합의했다”며 “양 정상은 남북 간에 하루속히 상호 신뢰를 회복하고 관계를 다시 진전시켜 나가는데도 뜻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박 수석은 “이번 통신선 복원은 앞으로 남북 관계 개선과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도 “지난해 6월 9일 이후 단절된 군 통신선을 약 13개월 만에 복구했다”며 “현재 광케이블을 통한 남·북 군사 당국 간 유선 통화와 문서교환용 팩스 송·수신 등이 정상적으로 운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서해지구 군 통신선은 이날 10시에 개통됐고, 시험통화 등을 통해 운용에 이상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서해지구 군 통신선은 서해 우발충돌방지를 위한 서해 불법조업선박 정보교환뿐만 아니라 다양한 통지문 교환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