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개발에 성공한 루게릭병(ALS) 관련 치료 신약이 미국 식품의약처(FDA)의 희귀의약품에 지정됐다. 루게릭병 발생을 지연시키고 저하된 운동 능력을 향상하는 효능이 검증되면서 사업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7일 부산대학교에 따르면 분자생물학과 박범준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루게릭병(ALS) 치료를 위한 신약 후보 물질(PRG-A-04)이 지난 21일 FDA 희귀의약품에 지정(ODD)됐다.
FDA 희귀의약품 지정은 환자가 10만명 이하인 희귀난치성 질환을 위한 치료제 개발·허가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루게릭병은 운동신경 세포만 선택적으로 파괴되는 일종의 근육위축증 질환으로, 이 병에 걸리면 온몸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없게 되는 대표적인 희소 질환 중 하나다.
특히 루게릭병은 지금껏 치료제가 없어 전 세계적으로 고통 받는 환자가 많은 병이다.
연구팀은 운동신경 세포 보존과 운동능력을 유지할 수 있는 물질을 발굴·선별해 생체 이용률을 향상하고 세포독성을 최소화한 최적화된 루게릭병 치료 최종 후보 물질 'PRG-A-04'를 얻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신약 후보 물질은 루게릭병 모델(쥐) 사지 근육 회복 등 저하된 운동능력을 향상하고 수명 연장, 루게릭병 발생을 지연시키는 효능이 검증됐다.
박 교수는 "연구팀이 개발한 신약 후보 물질이 FDA 희귀의약품에 지정됐다는 것은 신약 허가 기간 단축과 시판 허가 소요 시간을 줄여 생존 기간이 짧은 루게릭병 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확대하는 목표 달성에 다가갔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범준 교수는 2017년 부산대 기술 지주 제21호 자회사로 '피알지에스앤텍'을 창업해 루게릭병 및 조로증 치료제 개발과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