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딸 조민의 고등학교 동창 장모씨가 ‘조 전 장관 딸을 세미나에서 본 기억이 없다’고 했던 자신의 법정 증언을 뒤집은 데 대해 “만감이 교차했다”고 탄식했다.
조 전 장관은 27일 페이스북에 “딸의 친구 장씨가 검찰 조사를 받을 때, 법정 증언을 할 때 어떤 상태였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단국대 의대 장모 교수의 아들인 장씨는 전날 페이스북에 “저의 증오심과 적개심, 인터넷에서 세뇌된 비뚤어진 마음, 즉 ‘우리 가족이 너희를 도왔는데 오히려 너희들 때문에 내 가족이 피해를 봤다’는 생각에 그날 (법정에서) 보복적이고 경솔한 진술을 하게 됐다”며 “민이와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털어놨다.
장씨는 지난해 5월 정경심 동양대 교수 1심 재판에서 변호인이 ‘세미나 동영상에서 조민씨 옆자리에 앉은 남학생이 본인이 맞는가’라고 묻자 “만약 나였다면 지금까지 민이를 보지 못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게 된다”고 애매모호한 답을 했다. 이어 지난 23일 재판에선 “민이를 본 기억이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면서도 “동영상 속 여학생은 99% 민이가 맞다”고 증언했다.
조 전 장관은 장씨의 아버지 장모 교수가 출국금지를 당한 점, 장 교수가 검찰로부터 6번 조사를 받았지만 조사기록은 5번밖에 없는 점, 장씨 어머니까지 조사받은 점, 장씨의 경우 3차 조사 때 검찰이 2시간반 동안 ‘사전 면담’을 했는데 2시간 면담내용이 기록돼 있은 점 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조국을 잡기 위해 장씨 가족을 11번이나 조사했다. 장씨 가족 전체가 엄청난 고통을 받았을 것”이라며 “(이는) 또 하나의 ‘가족 인질극’이었다. 변호인도 없이 특수부 조사를 받던 장씨의 심리 상황은 어땠을지 불문가지다”라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수사기관 조사에서의 진술은 참고자료의 부족, 기억의 혼동, 조사자의 유도 등으로 인해 100% 신뢰돼서는 안 되고, 반드시 비판적으로 검증돼야 한다는 점을 모르는가”라며 “기계적 균형도 내팽개치고, 확증편향을 검찰과 공유하며 인간 조국을 어떻게든 거짓말쟁이로 만들고 싶었던 것 아닌가”라고 항변했다.
이어 “윤석열 검찰이 채워놓은 피고인이라는 족쇄를 차고, 언론이 이마에 찍어둔 범죄인이라는 낙인을 감내하며 걸어가야 할 길이 멀다”며 “그러나 ‘인권의 최후 보루는 법원’이라는 금언을 믿으며 지치지 않고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