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최재형계’가 본격적인 결집에 나섰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대선 예비후보 등록에 발맞춰 첫 긴급 비공개 회동을 하고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국민의힘 의원 40명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입당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26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최 전 원장을 도우려는 의원들끼리 만나 다양한 지원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당내 지지 기반 확장, 정책 및 공약 등에 도움을 드리자는 내용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국회에서 열린 이날 비공개 간담회에는 조 의원과 박대출 김미애 김용판 의원 등 6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원장은 지난 15일 국민의힘 전격 입당 후 당내 지지 기반 확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 참석 의원은 “첫 모임으로 워밍업 단계”라며 “긴급하게 연락하면서 최 전 원장을 지지하는 의원 중 아주 일부만 참석했다”고 전했다.
최 전 원장이 이날 중앙선관위를 직접 찾아 20대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하는 등 행보가 빨라지자, 최 전 원장을 지지하는 국민의힘 내 의원들도 결집하는 모양새다. 최 전 원장 캠프는 다음 달 중 공식 대선 출마선언을 계획하고 있다. 다만 지지 현역 의원 명단은 일종의 ‘줄 세우기’로 비칠 수 있는 만큼 비공개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당밖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지지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입당 촉구 성명서를 내면서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정진석 권성동 김상훈 이종배 장제원 의원 등 40명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정권의 탄압에 맞서 싸웠고, 국민의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윤석열 예비후보의 국민의힘 입당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진석 권성동 의원 등 이른바 ‘친윤’(친윤석열)계가 결집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달 윤 전 총장의 공식 대선 출마 선언 때는 25명의 국민의힘 의원이 자리에 참석한 바 있다.
이들 국민의힘 40명 의원은 “우리 의원들은 국민의힘에 들어온 그 어떤 외부 주자도 차별받지 않고 공정한 기회를 받도록 보장할 것”이라며 “현 집권 세력의 무책임한 네거티브 공세에 적극 대응할 것이고, 그들의 끊임없는 정치공작 시도에 맞서 우리 주자를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외에서 독자행보 중인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촉구하면서도, 지원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들 의원들이 입당을 적극 촉구한 것은 윤 전 총장 캠프에 합류한 국민의힘 일부 인사에 대한 징계가 검토되는 상황과도 관련 있다. 결국 징계 문제도 윤 전 총장이 빠르게 입당한다면 해결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윤 전 총장 캠프에서 직책을 맡은 당협위원장들의 징계를 검토하고 있다. 한기호 사무총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전 총장은 아직 입당하지 않은 상황으로 캠프 편성에 참여했다는 건 후보에게 조언하는 것과 전혀 다르다”며 “윤 전 총장이 야권이지만 캠프에 들어가는 건 온당치 않다고 본다. 따라서 당협위원장 사퇴 사유가 되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산 북·강서갑 당협위원장인 박민식 전 의원, 인천 서구갑 당협위원장인 이학재 전 의원, 함경우 경기 광주갑 당협위원장, 김병민 서울 광진갑 당협위원장 등 4명이 전날 윤 전 총장 캠프에 직책을 맡고 합류했다.
이상헌 강보현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