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서 귀화’ 태극전사 오주한 “한국을 위해 달린다”

입력 2021-07-26 15:48
오주한 선수 프로필(왼쪽), 청양군청 오주한 응원 포스터(오른쪽). 대한체육회, 청양군청

올림픽 메달의 꿈을 안고 한국인으로 귀화한 케냐 출신 마라톤 선수 오주한(33·청양군청)에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프리카 케냐 투루카나의 작은 마을 출신인 오주한의 본명은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다.

그는 2015년 올림픽 메달을 따겠다는 꿈을 안고 한국에 와 귀화를 요청했지만 육상계 내부의 찬반 논란 끝에 기각됐다.

어려운 상황에 처한 그를 도운 것은 오창석 전 백석대 교수였다. 2018년 9월 특별 귀화로 대한민국 국정을 취득하는데 성공한 그는 법정 대리인이던 오 교수의 성을 따르고 ‘오직 한국을 위해 달린다’는 뜻을 담아 ‘주한’(週韓)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이후 오 교수의 고향인 청양군과 인연을 맺어 청양군청 육상팀에 입단한 오주한은 2019년 10월 경주국제마라톤대회에서 2시간8분48초로 골인해 국가대표 자격을 얻었다. 도쿄올림픽 기준 기록은 2시간11분30초다.

어렵게 따낸 국가대표 자격이었지만, 상황은 쉽지 않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등으로 올림픽이 미뤄지고 각종 국제마라톤대회가 잇달아 취소되며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청양군은 오주한이 한국과 아버지 같은 존재인 오 전 교수에게 메달을 바치겠다는 각오로 훈련에 임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오 전 교수는 지난 5월 세상을 떠났다.

청양군은 “오 선수는 고지훈련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다음 달 3일 결전 장소 삿포로에 도착할 예정”이라며 “영예로운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도쿄올림픽 마라톤에 출전하는 오주한 선수에게 힘찬 응원과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고 응원했다.

오 선수가 출전하는 마라톤 경기는 다음 달 8일 오전 7시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다.

한다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