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라디오 인터뷰에서 진행자와 설전을 벌였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백제 발언’ 진의를 이 전 대표 측이 왜곡했다는 비판에 대한 질문이 반복되자 발끈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현정 앵커와 인터뷰했다. 김 앵커는 이 지사가 인터뷰 전문(全文)이라며 올린 글을 읽은 뒤 “어떤 부분에 문제가 있다고 보시는 거냐”고 물었다. 이 전 대표는 “저뿐만 아니라 당내에서도 여러 분, 또 당 바깥의, 다른 당에 소속된 정치인들도 똑같이 비판했다”며 “그런데 왜 저만 잘못했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백제 발언’의 어떤 부분이 잘못이라고 콕 집어 대답하지 않은 것이다.
김 앵커가 다시 “딱 들으면 상식적으로 ‘이건 지역주의 발언이다’라는 느낌이 온다는 말씀이냐”고 묻자 이 전 대표는 “저는 그게 상식적인 반응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니까 여러 사람이 비판했을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김 앵커는 관련 질문을 거듭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이 지사 인터뷰를 보도한) 기자들이 바보는 아니지 않느냐” “저를 자꾸 싸움으로 끌어들이지 마시라” 등의 답변으로 피해갔다. 그러다 질문이 계속 이어지자 “그렇게 못 알아들으시냐”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날 김 앵커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제가 정말 많은 대선후보들과 인터뷰를 여러 번 하는데 이낙연 후보님이 가장 답변이 짧으시다”고 뼈 있는 말을 건넸다. 이 전 대표는 “(제가) 아는 게 적은가 보다”라고 맞받았다. 웃음과 함께 답했지만 이 전 대표의 날 선 반응이 청취자들에게도 전달된 장면이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