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더위에 약한 가축의 폐사가 잇따르고 있다.
25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23일 영동의 한 양계농장에서 닭 6000 마리가 무더위를 견디지 못해 폐사했다. 지난 19일에는 괴산의 양돈농장 2곳에서 돼지 11마리가 죽었다.
올여름 도내에서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은 23개 농가 1만7288마리에 이른다. 밀집 사육 등으로 더위에 취약한 닭이 1만7248마리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돼지가 40마리다. 더위가 덜했던 지난해 폐사 가축 수(5201마리)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충북도는 축산농가 피해 최소화를 위해 시설·장비 지원에 나서는 등 비상대책을 추진 중이다. 우선 208억원을 들여 축사 내 폭염저감 시설·장비 설치, 가축재해보험 가입 등을 지원한다.
시·군 축협에서 가입할 수 있는 가축재해보험은 폭염을 포함한 각종 재해로 가축을 죽었을 경우 그 피해를 보장해 준다. 보험료 50%는 정부가, 35%는 지방자치단체에서 보조해 준다.
도는 이 보험이 폭염 피해를 직접적으로 보전해주는 수단이 되는 만큼 지속해서 가입을 독려한다는 계획이다. 일선 농가에는 축종별 관리요령을 전파하고, 대응상황을 수시로 점검한다.
가축의 고온 스트레스를 줄이려면 축사 내 환기장치와 냉방시설 등을 설치하고, 사료에 비타민·전해질제제를 혼합해 면역력을 높여줘야 한다.
최고기온이 33도 이상 유지되는 폭염이 지속하면 가축의 성장률이 둔화하거나 번식 장애가 나타나고 심하면 폐사에 이르기도 한다.
폭염에 취약한 노인계층의 피해도 우려된다. 도는 재난대책본부 실무반을 자체 편성·운영을 통해 어르신 무더위 피해 발생 시 현황파악과 초기대응을 지원하고 폭염 대비 추진 상황을 관리한다. 재난대책본부는 폭염특보 발령 시부터 해제 시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도는 폭염발생 이전인 지난 6월부터 폭염 대비 대국민 행동요령 홍보물을 읍·면·동, 경로당, 노인복지관 등을 통하여 4,415부를 배부했다. 각 지역의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수행기관과 생활지원사 등을 중심으로 폭염피해 발생 시 즉시 보고할 수 있도록 보고체계를 구축했다.
충북은 지난해 폭염특보가 28일 발효됐다. 온열질환자 51명, 사망 2명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닭 5132마리, 돼지 69마리 등 5201마리의 가축이 폐사했다. 최근 10년간 도내 폭염 일수는 평균 13.6일로 평년(8일)보다 많았다. 2018년은 36일로 역대 최장 폭염 일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여름 역시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1도 이상 높을 것으로 예보돼 폭염 일수가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