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주국 한국 태권도가 도쿄올림픽 첫날 금맥을 뚫지 못했다. 남자 58㎏급 세계 랭킹 1위 장준(21)의 결승 진출은 좌절됐고, 여자 49㎏급에 도전한 심재영(26)은 8강에서 탈락한 뒤 패자부활전으로 넘어가지 못했다.
장준은 24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메세 A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준결승전에서 튀니지의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에게 19대 25로 졌다. 긴 다리를 휘두르며 저돌적으로 달려드는 젠두비에게 장준은 2라운드 종료를 13초 남기고 7-7로 맞선 상황에서 몸통을 맞고 2점을 빼앗긴 뒤 한 번도 전세를 뒤집지 못했다. 장준은 마지막 3라운드 종료를 앞두고 거센 반격에 나섰지만 다리를 헛돌려 무게중심을 잃고 쓰러지기도 했다. 젠두비의 완승이었다.
장준은 남자 태권도 58㎏급 세계 랭킹 1위다. 2000년생으로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태권도 대표팀의 막내지만, 체급에서 그를 넘어설 적수는 없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동메달리스트 김태훈을 따돌리고 생애 첫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도쿄올림픽에서 태권도 대표팀의 ‘1호 금메달’ 유력 주자로 기대를 받았지만, 결국 북아프리카의 복병 젠두비에게 덜미를 잡혀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려났다.
종주국 한국의 국가대표이자 같은 체급 세계 랭킹 1위인 장준을 잡은 젠두비는 인사를 나눈 뒤 환호하며 감독의 품에 안겼다. 장외로 빠져나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지나면서도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장준은 다음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 곧바로 대기실로 직행했다.
장준의 결승 진출 불발로 한국은 도쿄올리픽 태권도 첫날 골드러시를 시작하지 못했다. 앞서 여자 49㎏급에 출전한 심재영은 8강에서 만난 일본의 야마다 미유에게 7대 16로 져 패자부활전을 통한 동메달 기회를 엿봤다. 하지만 야마다가 준결승에서 태국의 파니팍 웡팟탄나킷에게 12대 34로 지면서 심재영의 패자부활전 진출은 무산됐다.
지바=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