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1년 미뤄진 2020 도쿄올림픽이 23일 결국 막을 올렸다. 해를 넘겨도 잠잠해지긴커녕 변이 등으로 확산세를 더하는 코로나19 속에 온갖 우려와 비판을 받는 중에 열린 이날 개회식은 올림픽 역사상 가장 조용한 무대였다.
이날 오후 8시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는 6만 8000여명 규모의 관중석이 준비됐지만, 자리를 채운 건 950명에 그쳤다. 경기장 위로 694발의 화려한 불꽃이 솟아오르며 밤하늘을 수놓았지만, 환호와 박수는 없었다.
그러나 조용한 가운데 시작된 개회식은 ‘감동으로 하나 되다(United by Emotion)’라는 주제 하에 비극적인 위기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말고 연대하자는 희망의 메시지를 연신 강조했다. 는 메시지가 전체 행사를 관통했다.
개회식은 2013년 도쿄올림픽 개최가 확정된 순간부터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대회가 연기되는 순간까지의 장면을 담은 비디오 영상으로 시작됐다. 이어 화려한 축포들이 터지면서 본격적인 ‘지구촌 스포츠 대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진 무대 ‘떨어져 있지만 혼자가 아니다(Apart But Not Alone)’ 는 특히 눈길을 끌었다. 처음 한 선수가 홀로 등장해 러닝머신 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점차 그와 마찬가지로 홀로 운동하는 선수들이 나타난다. 혼자인 것 같지만 세계의 여러 선수가 보이지 않는 선으로 연결돼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이후 나루히토 일왕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입장해 인사를 나누고 개최국인 일본 국기도 개회식장 안으로 들어왔다.
일장기 앞에는 8명의 어린이가 먼저 들어오고 4명의 운동선수와 장애가 있는 사람, 보건위생 전문가들이 일본 국기를 들고 입장한다.
나무로 만든 거대한 오륜 형상도 무대 위에 등장했다. 1964년 도쿄올림픽을 추억하는 시간이었다.
이후 선수단 입장이 이뤄졌다. 이번 대회에는 206개 나라에서 1만 명이 넘는 선수들이 참가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개회식 입장 행렬 참석하는 선수의 수는 제한됐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