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연일 최고치 찍은 전력수요…다음주는 다소 줄어들 듯

입력 2021-07-24 05:00
서울 낮 기온이 35도를 넘으며 올여름 최고기온을 기록한 지난 22일 밤 시민들이 청계천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폭염으로 인해 전력수요가 급증하면서 올 여름 들어 전력수요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는 전력 과부하로 인한 정전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력당국은 다음주 휴가철을 맞아 전력수요가 다소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3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서울 낮 최고기온이 35.8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이 나타난 이날 최대전력수요 잠정치는 오후 5시 기준 89.81GW를 기록했다. 이 시간대 공급 예비력은 9.94GW, 공급예비율은 11.1%로 ‘정상’ 상태를 유지했다. 올 여름 들어 전력수요가 최고치를 경신한 전날보다는 다소 낮아진 것이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주말이 가까워지면서 주중에 비해 전력 사용량이 다소 줄어든 편”이라고 전했다.

폭염과 열대야가 계속되며 최대전력수요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해왔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기준 최대전력수요는 89.95GW를 기록했다. 올 여름 들어 전력수요가 가장 높았던 지난 21일(88.9GW)보다도 높게 나타난 것이다. 전력예비력 9.99GW, 전력예비율은 11.1%를 기록했다. 다만 가동 중단된 원전을 조기 투입하는 등 전력 공급이 늘며 전력예비율은 ‘안정’ 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피서객들이 지난 18일 오전 강원 강릉시 경포해수욕장에서 물놀이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주도 전국이 대체로 맑은 가운데 무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29일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아침 최저기온도 25도 이상을 유지하며 열대야가 지속될 전망이다. 주말 동안 서쪽 내륙 일부 지역에서는 낮 최고기온이 38도 이상 오르는 곳도 있을 것으로 예보됐다.

전력당국은 이번주와 비슷한 날씨가 지속된다면 다음주에는 휴가철을 맞아 전력수요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7월 마지막주와 8월 첫째주는 휴가철을 맞아 공장 같은 대용량 전력 사용처들의 전력 사용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다만 이상고온이 나타나는 등 이번주보다 더 더울 경우 전력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력거래소 등은 올 여름 최대 전력수요가 8월 둘째주에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올 여름 냉방 수요는 역대 최악의 폭염이었던 2018년 대비 0.3∼3.8GW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 회복에 따라 올해 1∼7월 반도체·자동차·기계장비 등 전력 다소비 업종의 산업용 전력 사용량도 30만5416GWh로 전년 동기 대비 3.8%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폭염에 전력 수요가 늘면서 전국 곳곳에서 정전이 발생하기도 해 당분간 전력 수급 상황을 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오후 9시부터 경기 의왕시의 한 아파트 단지 1개 동은 전력 과부하로 인해 전기 공급이 끊기는 바람에 100세대 중 50세대가 불편을 겪었다. 하남시 주택가 45세대에도 전날 오후 10시17분쯤 전력 과부하로 변압기가 고장나 약 2시간 동안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수원시 한 아파트 580여세대는 지난 21일에 이어 전날 밤 1시간 가량 정전이 발생했다.

한국전력은 “전력사용 급증이 예상되는 지역의 전력설비 사전 점검 및 교체, 전력계통 과부하 해소, 아파트 정전 예방을 위한 진단 및 복구 지원 체계를 점검하는 등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