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 의학서 가치와 완영판의 의미, 전주서 되새기다

입력 2021-07-23 17:27 수정 2021-07-23 17:51
안준영 완판본문화관 관장(오른쪽)이 23일 개막된 '동의보감, 백세건강을 새기다' 전시회에서 목판 전시물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디.

‘동의보감(東醫寶鑑)’은 조선시대 동아시아 최고의 의학서로 꼽힌다. 17∼19세기 전라감영(완영·完營)과 경상감영(영영·嶺營)에서 여러 차례 간행하여 유포됐다. 2009년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되고 2015년 국보로 지정됐다.

이 ‘동의보감’의 가치와 전라감영에서 간행되었던 완영본(完營本)의 의미를 함께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전주 완판본문화관(관장 안준영)에서 23일 개막됐다.

'동의보감, 백세건강을 새기다' 전시회 현수막.

‘동의보감, 백세건강을 새기다’라는 주제를 내세운 전시는 오는 9월26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동의보감 관련 목활자와 목판, 유물 등이 함께 선보이고 판각 콘텐츠를 활용한 다양한 기록문화체험도 진행될 예정이다.

전시에는 전북대 박물관에 보관돼 있는 완영책판 ‘동의보감’ 2점이 공개된다.

또 ‘동의보감’의 일부를 목활자로 재현한 재현판도 최초로 선보인다. 재현판은 초간본(1613) 목활자본 신형장부도의 도형이 있는 권1 내경편(內景篇) 7장 부분이다.

이와 함께 목활자와 목판을 비교할 수 있도록 권11 잡병편(雜病編) 5장 부분도 복각하여 인쇄와 출판 과정의 차이와 이해를 돕는 전시로 구성된다.

판각이 완료된 '동의보감' 목판.

복각 목판본과 원본 책판의 비교전시는 판각 기법, 목판 형태 등의 비교를 통해 완영책판의 현황을 점검해 보는데 의의가 있다. 그 외에도 전라감영 간기(刊記)의 복각목판본, 완영본 동의보감 서책, 동의보감 상해판 등 ‘동의보감’의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이 주최하고 문화재청과 경상남도, 산청군이 후원하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동의보감 활용‧홍보 사업’의 하나로 열린다. 완판본문화관은 2021년 이 사업의 협력기관으로 선정돼 판각 콘텐츠 전시와 기록문화체험을 주관했다.

안상우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왼쪽)과 안준영 완판본문화관 관장.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안상우 단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한의학의 대표 문헌이자 세계기록유산인 ‘동의보감’의 가치, 의료지식의 대중화에 힘 쓴 지방 관청에서의 출판과 배포의 역할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준영 완판본문화관 관장은 “백성들의 백세 건강을 염원한 ‘동의보감’에는 시대를 넘어 기억하고 간직해야 하는 것들을 소중하게 지켜내고자 하는 애민정신이 오롯이 새겨져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목활자 재현판과 복각 목판본을 선보일 수 있게 되어 뜻 깊다”며 “기록문화를 기반으로 전주 한지의 세계화를 모색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지향점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허준(1539∼1615)이 집필한 동의보감은 중국과 조선의 의서를 집대성하여 1610년 완성됐다. 25책의 방대한 분량이 1613년(광해군 5년) 내의원에서 목활자로 간행됐다.

선조의 명에 의해 편찬이 시작된 이 책은 백성의 건강과 안녕을 바라는 애민(愛民)의 마음이 담겨있다. 17∼19세기 전라감영과 경상감영을 통해 간행되어 전국에 퍼졌다.

전라감영에서 목판으로 새겨 ‘동의보감’을 인쇄했던 책판은 전주향교에 소장되어 있다가 현재 150여장이 전북대 박물관에 보관중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손잡이 부분인 마구리가 대부분 빠져서 떨어져 나가 있다.

글·사진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