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때린 최재형 “월 8만원? 외식수당이 낫겠다”

입력 2021-07-23 14:43 수정 2021-07-23 14:54
최재형(왼쪽) 전 감사원장이 지난 22일 국회 의원회관을 방문해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권 대선 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3일 “월 8만원은 기본소득이 아니라 전 국민 외식수당이라 부르는 것이 낫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내놓은 기본소득 공약을 직격한 것이다.

최 전 원장은 페이스북에 ‘월 8만원으로 국민의 삶이 나아질까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앞서 여권 유력 주자인 이 지사는 22일 “임기 내에 전 국민에게 연간 100만원, 19~29세 청년에는 추가로 100만원을 지급하겠다”며 기본소득 공약을 발표했다. 이 지사 공약대로라면, 연간 약 52조원을 투입해 국민 한 명에게 월 8만3300원 정도를 지급하는 게 된다.

이에 최 전 원장은 “기본소득이 아니라 전 국민 외식수당이라고 부르는 것이 낫겠다”며 “그렇게 해서 국민의 삶이 나아질까. 한 달 용돈 수준도 되지 않는 돈으로 국민의 삶이 과연 나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거를 앞두고 그냥 돈으로 표를 사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고도 했다.

그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기본소득을 도입하지 않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며 “세금만 많이 들고 실질적인 복지 수준이 거의 향상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물고기를 낚는 법을 알려주고 돕는 것이 정부의 일이지 물고기를 그냥 나눠주는 것은 옳다고 볼 수 없다”며 “그 물고기도 국민의 세금으로 마련한 것이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고 비판했다.

최 전 원장은 “복지를 확대하자는 생각에는 저도 동의하지만, 현금을 마구 뿌리자는 생각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복지 혜택은 절실하게 필요한 곳에, 적시에 제공될 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지난 20일 국회 의원회관 앞에서 국민의힘 대변인단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최 전 원장은 국민의힘 입당 이후 여권을 향해 연이어 비판의 목소리를 내면서 보수야권 후보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려 하는 중이다.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유죄가 확정된 것을 두고는 “여론 조작의 최종 수혜자라 할 수 있는 대통령이 아무런 말씀을 안 하고 계시다.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겨누기도 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