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원더걸스’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핫펠트(본명 박예은)가 법무부의 ‘디지털 성범죄 등 전문위원회’의 전문위원으로 위촉됐다. 현직 가수가 홍보대사가 아닌 전문위원으로 위촉된 경우는 처음이다.
핫펠트는 22일 소속사 아메바컬쳐를 통해 “뜻깊은 일에 함께하게 되어 기쁘고 영광이다”라며 “디지털 성범죄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현재에 관련 법이나 대처방안, 예방 등을 위한 위원회가 만들어져 정말 기쁘고, 전문 지식은 부족하지만 피해자들의 입장에서 다양한 고민을 나누고 최대한 도움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아메바컬쳐는 “회사는 소속 아티스트 개개인의 뜻과 의지를 존중합니다”라고 전했다.
법무부는 디지털 성범죄 등 대응 TF가 다음 달 초 출범하는 ‘디지털 성범죄 등 전문위원회’ 위원으로 핫펠트를 섭외했다고 밝혔다. 위원회의 팀장은 서지현 검사가 맡았다. 서 검사는 2018년 1월 검찰 내 성폭력 은폐 의혹을 폭로해 한국 사회에 ‘미투 운동’을 촉발한 인물이다.
핫펠트는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며 디지털 성범죄 등 성폭력에 대응하는 정책과 제도를 논의해 법무부에 제안한다.
TF는 핫펠트가 여성 아이돌의 성 상품화 논란과 여성 혐오적 비난을 직접 경험해 전문성이 충분한 데다 ‘페미니스트 선언’을 할 만큼 소신 있게 연예계에서 활동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여성 연예인이 딥페이크 기술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한 디지털 성범죄의 대상인 점도 고려했다.
핫펠트는 지난 2007년 2월부터 10년간 인기 걸그룹 ‘원더걸스’ 멤버로 활동한 싱어송라이터로, 원더걸스가 해체한 뒤로는 솔로 활동 때 예명인 ‘핫펠트’를 사용했다.
핫펠트는 2019년 10월 자신의 SNS에 영화 <82년생 김지영>에 대해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여성을 응원한다”고 적었다가 많은 누리꾼에게 ‘페미니스트 선언’을 했다며 공격받기도 했다. 이 영화는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겪는 차별과 부조리를 다룬 영화이다. 이에 핫펠트는 “후회하지 않는다”고 대응했다.
지난해 5월에는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페미니스트 선언’을 한 이유를 밝혔다. 핫펠트는 과거 한 아이돌이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고 하자 일부 팬들이 CD를 태웠다는 소식을 접한 후 어떤 책인지 궁금증이 생겨 읽었는데 너무 좋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페미니스트는 남성과 여성이 동등하다고 생각하는 그런 주의자들이더라.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페미니스트가 맞다고 얘기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예솔 인턴기자